아이템 중개사이트는 곤란하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아이템이 재산이다.어떤 아이템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능력치가 다르고 이른바 사이버상에서의 대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최근 아이템 현금거래가 극성이다.거래 규모가 무려 5000억원에 이르고 일부 아이템의 경우 수천, 수백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쯤되면 얘기는 달라진다.아무리 게이머가 노력해 얻은 일종의 재화라 친다 하더라도 아이템 하나에 수천 수백만원씩을 오르내린다면 그것은 게임이 아닌 도박이랄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같은 아이템 현금 거래가 버젓이 상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굵직굵직한 아이템 중개 사이트만도 서너개에 이르고 그 숫자를 헤아리면 약 1백여개에 이른다고 하니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패치와 업데이트는 생명이다.게이머들의 성장속도를 감안해 게임내 밸런스와 난도를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다.그래서 게임사들은 늘 업데이트 일정을 잡아놓고 개발을 진행한다.여기에는 많은 개발비와 인력이 투입됨은 물론이다.기껏 업데이트한 시스템을 흉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그만큼의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게이머들로부터 버림을 받고 만다.
그렇다고 아이템을 싹 없앨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산 롤 플레잉게임에서 아이템은 게임의 근간이자 핵심이다.그래서 게임업체들은 어떻게든 아이템 활성화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이를테면 게이머들에게 재미를 주고 육성 아이템에 만족감을 안겨주기 위해서는 더더욱 절실한 게 아이템이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업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게이머들의 열정에 편승한 아이템 중개 사이트와 그들의 상혼이다. 업계에 따르면 그들은 산업에 전혀 기여하지 않은 채 아이템 거래에 혈안이 돼 있다는 것이다.한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 단 열매만 따먹는, 마치 기생충과 같은 존재라고 단언한다.
시대 흐름에 맞춘 업태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게임내 제한된 게이머 재산을 두고 거래가 있기 때문에 관련 사이트를 만들었다는 관련 업체들의 얘기는 왠지 황당하게 들린다.
정부 당국의 뒷짐도 문제다.아이템 거래와 관련한 사회 병리현상이 끊임없이 빚어지고 있는 이 마당에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왜 그대로 방치하는 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건전한 게이머들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근절책이 마련돼야 한다.
 
편집국장(inmo@etnew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