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여성이 게임사회의 중심
 
언제 만나도 편안한 웃음으로 반겨주는 사람. 그래서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친구처럼 느껴지는 네오리진의 심경주 사장을 벗꽃 몽우리가 한껏 부풀어 오른 여의도에서 만났다.
 작년 가을 만났을 때만 해도 위자드소프트의 회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는 새롭게 창업한 네오리진의 대표라는 새 명함을 내밀었다.
 "네오리진(Neo + Origin)은 ‘새롭고 독창적’이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기존 사업이든, 새로운 아이템이든 새롭고 남다른 시각으로 하자는 취지로 그렇게 정했습니다."
 한때 한국 게임업계를 대표했던 위자드소프트의 사장이라는 자리에서 물러나 작은 벤처기업으로 새출발을 하는 심사장의 눈빛은 자신에 차 있었다. 그는 앞으로 게임을 중심으로 하는 ‘웰빙복합사업’을 만들어 보겠다고 한다. 다시 말해 ‘해피지니스’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어릴적 꿈이 코미디언이 되어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었는데 코미디언은 되지 못하고 게임을 하게 됐다"는 심사장은 사람을 즐겁게 하는 당초 목표에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지난 12년간 게임사업에 투신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는 당분간 온라인게임 ‘젤리젤리(www.jellyjelly.com)’에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현재 거의 개발이 완료돼 4월부터 퍼블리셔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하고 올 여름에는 오픈베타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젤리젤리’에는 그의 게임철학이 강하게 베어 있다. 그는 그동안 게임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가 만들 게임세상은 여성들을 위한 미용과 건강, 유머, 즐거움 등이 주제다.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비밀이라는 심사장은 이 게임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젤리젤리’는 캐릭터와 아바타를 동시에 쓸수 있는 3D 아바타 액션퀴즈게임이다. 웃음을 자아내는 다양한 모션과 기발한 착상, 친근하고 건전하며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여성용 게임이란다.  
 "실생활처럼 풀 3D로 구현되는 거실과 다락과 싱크대가 갖추어진 집과 같은 ‘마이 룸 커뮤니터’의 구축은 기존의 액션게임과 퀴즈게임의 틀을 바꿀만큼 획기적인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심사장은 다음 달 구체적인 샷과 내용을 공개할 텐데 많은 소개를 부탁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위자드소프트가 SKC 식구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면 네오리진은 모두가 새 얼굴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심사장의 뜻대로 사람을 뽑고 회사를 운영하는 첫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영욕이 교차했던 위자드소프트의 추억은 잠시 접어두고 이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사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홍익대학교앞에 작은 사무실을 열고 이제는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고 밑바닥에서 새로 출발하는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봄 햇살이 따사로운 여의도 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상전벽해라고나 할까요. 10년 전에는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가 냉소와 멸시의 대상이었는데 이제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톱브랜드를 유지하는 몇 안되는 상품으로 발전하지 않았습니까. 미국 일본 중국이 추월해 오지 않도록 우리나라 게임산업종사들이 더욱 분발해야합니다."
 심사장은 게임하는 사람이 게임만 알고 다른분야는 잘 몰라서는 안된다며 문화상품의 특성상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식견과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게임이 남녀노소의 벽을 넘는 대중문화상품이 될 수 있고 국경과 문화를 초월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야기를 모두 마치고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이 마치 커다란 산처럼 듬직하게 느껴진 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

<프로필>
1986 부산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6 SKC 인사부 입사
1992 인사업무전산화 추진팀장
1993 SKC 게임사업팀장
1996-7 미국 샌프란시스코 ‘Academy of Art College’ 게임PD 유학
1999 위자드소프트 설립. 대표이사
2001 위자드소프트 코스닥 등록
2003 네오리진 설립. 대표이사
 
김병억부장(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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