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의 힘
 
네티즌 이란 시민을 뜻하는 시티즌(Citizen)과 통신망을 뜻하는 네트워크(NetWork)의 합성어다.
언제부턴가 우리 일상 속에서 매우 친숙한 단어가 되어 버린 이 단어는 하루에 한번 이상 꼭 듣게 되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는 말이다. ‘네티즌’. 하우번(Hauben) 이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소개한 말이라고 한다.
이 사람의 말을 빌려 보면 ‘네티즌’은 단순히 통신망을 도구로 쓰는 사람이 아니라 통신망 문화를 만들고 통신망 공동체를 꾸려나가는 함축척인 개념이며 사회적 차원에서 관계를 이루어 가는 가치개념이다. 그 말을 잘 들어보면 우리가 자주 가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그 ‘네티즌’ 이란 의미에 부합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 가 많다. 단순히 사전적인 의미를 물어보자는 건 아니다. 단지 인터넷상에서 익명으로 올라와 있는 글들을 보면 온라인 공동체를 형성하자는 의미보다는 전쟁터를 방불케 할 때 가 많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할 때, 자기주장 과 다르거나 할 때는 차마 눈뜨고 못 볼 말들을 꼬릿말 로 달거나 가혹하리만치 보복적인 사이버 테러를 가하기도 한다.
가장 좋은 사례로 귀여니 소설로 일컬어지는 '그놈은 멋있었다'의 이 모양이나 가수 문 모씨 등을 들 수 있다. 좋아하고 안 좋아하고 는 관점의 차이라지만 정말 심하게 안티를 할 때는 눈살이 찌뿌려 진다. 안티성 글들은 우리 프로게이머들도 피해갈 수 없다.
게임 게시판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게이머 가 아닐 때는 외모를 비하하는 글까지 올라온 경우가 있다. 그런 글들을 볼 때면 ‘당사자가 상처를 받을 텐데….’ 하는 걱정이 앞선다. 배틀넷 상에서 게임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얼굴이 안보인다고 함부로 말할 때는 정말 화가 난다.
그렇지만 네티즌들의 행동으로 속이 시원해질 때도 많다. 동계 올림픽 때의 ‘오노사건’이 그랬고 월드컵 때의 수많은 응원 메세지와 힘없는 서민들의 설움을 담은 글들이 불러일으킨 반향이나 주한미군 장갑차 사건 등 하나씩 헤아려 보면 끝이 없다.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주는 사건들이나 우리를 분노케 하는 공통된 메시지는 언제나 키보드에 의해서 퍼져 나간다.
영화 ‘코어(The Core)’에서도 라스트 신을 보면 허구성이 강하긴 해도 인터넷의 힘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 나온다. 팬 여러분들도 온라인상에서 그 모체를 찾을 수 있을 정도니까. 이렇듯 네티즌이란 우리와 항상 같이하고 일상을 같이 하고 있지만 어떤 날은 무서운 단결력을 가지고 그 힘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는 우리 자신이 그 일부가 되어 그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한없이 가깝고도 먼 존재로써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프로게이머(deresa119@hanmail.net)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