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등급 ‘리니지2’ ‘겟엠프드’ 는 '15세이하'가 적당
 
게임심의 문제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폭력성과 선정성 문제로 ‘리니지2’ 등의 인기 작품이 18세 이용가 결정을 받은 데 이어 최근 평범해 보이는 게임까지 사행성 문제로 성인등급 판정이 내려지고 있다. 또 최근 정보통신윤리위원회도 ‘리니지2’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심의가 산업발전을 가로막고 게이머들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한쪽에서는 형식적인 심의로 청소년들이 갈수록 수렁에 빠지고 있다는 원성을 내놓고 있다. 논란이 가중되며 ‘게임사 스스로 등급을 정해야 한다’, ‘게임업체를 대표할 단체가 등급을 결정해야한다’는 등 자율등급제 실시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같은 논란 속에서 게임의 실제 주인공인 이용자들의 목소리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게임은 유저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이다. 청소년 보호나 산업발전의 명분도 실제 주인공들을 소외시킨다면 자칫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 있다.

‘더게임스’가 창간기획으로 지난 일주일 동안 인터넷리서치 전문사이트인 ‘폴에버’(www. pollever.com)와 공동 실시한 ‘게임등급제’에 대한 앙케이트는 유저들의 견해를 직접 들어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논란의 핵심당사자들인 정책입안자나 심의위원, 개발사들 모두 논쟁에서 잠시 벗어나 게이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70%가 넘는 네티즌들이 영등위가 성인등급 판정을 내렸던 ‘리니지2’ ‘비앤비’ ‘겟엠프드’ 등에 대해 15세 이하가 적당하다는 견해를 내놓아 주목된다. 영등위의 기준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판이 깔려있다.
이번 조사에는 전국의 성인남녀 7154명이 참여했으며 전체 응답자의 70%가 30대 이상의 기성세대였음에도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진보적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등위와 다른 견해
 
더게임스는 최근 등급판정 문제로 논란을 빚은 대표 타이틀 3가지에 대해 ‘당신이 등급을 결정한다면’이라는 가정하에 질문을 던졌다. ‘리니지2’ ‘비앤비’ ‘겟엠프드’ 등은 모두 영등위로부터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타이틀이지만 네티즌들의 70% 이상은 15세 이하 이용가라는 견해를 밝혔다.
우선 최근 사행성 문제로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윈디소프트의 ‘갯 앰프드’에 대해 71.3%의 네티즌은 15세 이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항목별로 15세 이용가(32.3%)를 선택한 유저가 가장 많았으며 전체이용가(22.3%), 12세 이용가(16.7%)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18세 이용가로 결정한 네티즌은 전체 응답자중 28.7%에 불과했다.
넥슨의 온라인 캐쥬얼 게임 ‘비앤비’도 전체 응답자중 72.4%가 15세 이하라는 판단을 내렸다. 15세 이용가(30.8%), 전체이용가(24.8%), 12세 이용가(16.7%) 등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반면 반면 18세 이용가로 답한 사용자는 27.6%에 그쳤다.
엔씨소프트의 화제작 ‘리니지2’도 에 15세 이하 결정이 우세를 보였다. 영등위의 판정처럼 18세 이용가를 선택한 유저는 전체 응답자의 36%에 그친 반면 다른 견해를 밝힌 유저는 64%에 달했다.
 
영등위 심위 기준 ‘글쎄’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실시하고 있는 게임등급분류에 대한 만족도와 판정 준수여부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만족도가 30%대에 불과했으며 결정을 따르지 않는 유저들도 절반에 가깝게 나타났다. 영등위의 심위 기준과 문화부의 사후관리 모두에 헛점을 드러내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현행 게임등급분류제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은 유저는 30.4%에 불과했다. ‘매우 만족(6.9%)’ ‘대체로 만족(23.5%)’ 등 긍정적 대답이 3분의 1에도 못미쳤다. 반면 가장 많은 사용자가 ‘불만족(37.6%)’에 답했으며 ‘매우 불만족(5.0%)’을 응답한 네티즌도 적지 않았다. 일면 수치상으로는 엇비슷한 빈도로 긍정과 부정의 대답이 나온 것 같지만 영등위의 심의에 대한 지지도가 30%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고 할 수 있다.
또 등급분류기준을 잘 준수하느냐에 질문에서서도 전체 응답자의 42.5%가 ‘전혀 안지킨다’ ‘관심없다’로 답해 사후관리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현행 등급심의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에는 ‘심의 과정의 투명화(44.0%)’가 으뜸으로 꼽혔다.
다음으로는 ‘심의절차 간소화(22.0%)’, ‘합리적, 과학적 심의 기준 마련(20.0%)’ ‘영등위 심사위원 자질 함양(14.0%)’ 순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판정이 상이하게 내려지는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심의 과정을 투명화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자율등급에 대한 팽팽한 찬반의견 맞서
 
등급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자율등급제를 추진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네티즌들의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전체 응답자중 58.5%가 ‘필요없다’에 응답했으며 41.5%는 ‘적극 추진해야한다’에 답했다.
‘자율등급제를 추진한다면 어떤 형식이 바람직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소비자 중심의 심의기구 발족(45.1%)’이 가장 큰 지지를 얻었다. 다음으로 ‘업계 중심의 협회나 단체(35.1%)’가 꼽혔으며 해당업체가 직접 심의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은 19.8%에 그쳤다.
현행 4등급의 분류체계에 대한 주장에 대해서도 등급 분류체계를 더 세분화해야 한다는 네티즌이 응답자의 40.4%로 나타났으며 성인 기준 연령을 묻는 질문에서는 현행 ‘만18세(39.9%)’가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등급 분류시 가장 고려해야 할 기준을 꼽는 질문에는 도덕성(28.5%), 사행성(27.7%), 선정성(23.4%), 폭력성(20.4%) 순으로 응답했다.
 
연령대에 따른 차이점
 
이번 조사에는 10대 이하 청소년에서부터 50대 이상의 고령층까지 고르게 참여한 만큼 세대에따라 다양한 의견이 표출됐다.
가장 극명하게 대조된 부분은 ‘리니지2’ ‘비앤비’ ‘겟엠프드’ 등에 대한 등급 결정 부분. 10대 이하 응답자 중 ‘리니지2’를 전체이용가로 결정한 유저 31.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15세 이용가를 결정한 유저도 30.4%에 달했다. 반면 20대 이상의 성인들은 30%대가 넘는 높은 비중으로 18세 이용가 판정을 내렸다. 이같은 차이는 ‘비앤비’ ‘겟엠프드’에서도 마찬가지. 10대들 중 이들 게임을 성인등급으로 결정한 유저는 10%대에 불과했으나 20대 이상의 네티즌은 두배가 넘는 20∼30%대의 지지율로 18세 등급을 결정했다. 판단 기준이 다른 만큼 현 등급제도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10대들의 절반 이상이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을 밝혔다.
등급 심의시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할 대상을 묻는 질문에서도 세대별 차이를 보였다. 10대이하와 30대, 50대 이상에서는 사행성을 가장 우선 대상으로 꼽았으나 20대와 40대들은 도덕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아 대조를 보였다.
 
조사 대상 분석
 
1.성별
구분 인원 빈도(%)
남자 4618 64.6
여자 2536 35.4
합계 7154 100.0

2.연령별
구분 인원 빈도(%)
10대 이하 184 2.6
20대 2001 28.0
30대 3169 44.3
40대 1091 15.2
50대이상 709 9.9
합계 7154 100.0

<질문>
#게임등급제에 대한 만족도
구분 응답자 빈도(%)
매우 불만족 356 5.0
불만족 2335 32.6
보통 2291 32.0
대체로 만족 1678 23.5
매우 만족 494 6.9
합계 7154 100.0

#제품 구매나 서비스 이용시 등급제 준수 여부
구분 응답자 빈도(%)
잘 지킨다 1275 17.8
가능하면 지키려고 노력한다 2838 39.7
관심없다 2310 32.3
전혀 안지킨다 731 10.2
합계 7154 100.0

#당신이 등급결정을 내린다면
1.리니지2
구분 응답자 빈도(%)
18세 이용가 2579 36.1
15세 이용가 1949 27.2
12세 이용가 985 13.8
전체 이용가 1641 22.9
합계 7154 100.0

2.비앤비
구분 응답자 빈도(%)
18세 이용가 1976 27.6
15세 이용가 2207 30.8
12세 이용가 1197 16.8
전체 이용가 1774 24.8
합계 7154 100.0

3.겟엠프드
구분 응답자 빈도(%)
18세 이용가 2054 28.7
15세 이용가 2309 32.3
12세 이용가 1194 16.7
전체 이용가 1597 22.3
합계 7154 100.0

#등급제에서 가장 먼저 개선해야할 점
구분 응답자 빈도(%)
심의 과정 투명화 3146 44.0
심의 절차 간소화 1575 22.0
합리적,과학적 기준 마련 1429 20.0
심사위원 자질 함양 1004 14.0
합계 7154 100.0

#자율등급제에 대한 견해
구분 응답자 빈도(%)
필요없다 4183 58.5
적극 추진해야 한다 2971 41.5
합계 7154 100.0

#자율등급제 추진 방식
구분 응답자 빈도(%)
소비자 중심의 심의기구 발족 1341 45.1
업계 중심의 협회나 단체가 심의 1042 35.1
해당 업체가 직접 심의 588 19.8
합계 2971 100.0

#현행 4등급 분류체계에 대한 견해
구분 응답자 빈도(%)
더 세분화해야 한다 2890 40.4
관심없다 1970 27.6
현 구분이 적당하다 1554 21.7
더 줄여야 한다 740 10.3
합계 7154 100.0

#성인기준 연령
구분 응답자 빈도(%)
만18세 2854 39.9
만20세 2203 30.8
만19세 1315 18.4
만17세 782 10.9
합계 7154 100.0

#등급 분류시 우선 고려 대상
구분 응답자 빈도(%)
도덕성 2037 28.5
사행성 1981 27.7
선정성 1675 23.4
폭력성 1461 20.4
합계 7154 100.0
 
김태훈기자(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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