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일 일본 최대 규모 ‘아키하바라’ 매장 문닫고 역사 속으로
 
일본 최대 게임 매장 중 하나인 ‘아소빗시티(Aso Bit City)’가 내달 11일 폐점한다. 이유는 ‘이전을 위한 폐점’. 지난 2월부터 시작된 폐점 세일이 문을 닫는 날까지 계속된다.
게임·전자제품의 거리 아키하바라. 그중에서도 명소였던 이곳이 단지 이전을 위해 폐점한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순진한 것은 아닐까. 공식 발표된 모양새는 각층에 존재했던 전문관이 다른 여러 건물로 분산, 이전해 독립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진실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아소빗시티’의 전신은 본래 유명 전자제품 양판점 ‘라오스(LAOX)’의 아키하바라 매장 중 6층에 자리잡았던 독립 게임 전문 매장. 게임 매장 중 들러보지 않으면 안되는 곳. ‘이 곳을 모르면 게이머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10년 이상 게이머의 사랑을 한껏 받으며 승승장구해 온 곳. 이러한 게임 명소를 새로운 이미지와 거대한 비전을 담아 의미심장하게 새롭게 오픈한 곳이 ‘아소빗시티’였다.
이 곳은 개장하자마자 아키하바라의 명소가 됐다. 8층 규모의 대형 건물에 게임에 관련한 모든 것들과 체험관을 비롯한 다양한 코너를 갖춰, 게이머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주 찾는 장소로 자리잡았다. 각종 게임의 체험이 가능하고 가장 먼저 신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1인용 전기자동차가 개발, 발표됐을 당시 이를 전시한 장소 중에 하나였다(현재도 전시돼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일본의 경기 침체, 게임소재 부재 및 게임 판매 감소 등의 악재 탓일까. 수많은 명성을 뒤로하고 이곳은 1개월 후 다른 상가로 변신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미 수년전부터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한 게임 매장이 현재는 명성만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중고 게임 매장들과의 경쟁도 한몫 했다. 또 다른 이유는 역시 일본 게임시장을 이끌어 온 비디오게임 신작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된 게임 서적도 상당히 줄어든 상태다. 여기에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부각한 온라인화에 대한 지각 대처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현상이 불러온 악순환의 결과는 아닐까. 또 이같은 악순환의 장기화가 가져온 경영악화는 아닐까.
물론 이러한 현상들을 일개 매장이 사라지는 이유로 거론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게임의 상징성을 부여했던 장소의 가장 중심적인 매장이 사라진다는 것이 앞서 말한 현상들과 무관하다고 하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제 그 유명했던 ‘아소빗시티’는 기존에 존재하던 ‘라오스’의 각 점포에 분산돼 전문관으로 재오픈한다. ‘아소빗시티’의 이름은 남았지만 명성은 과거의 흔적으로만 남게 됐다.
 
도쿄 박기원 통신원(giwonp@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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