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장 천하통일 위한 MS 야심작
 
비디오게임 분야의 개발자들의 최대 잔치인 ‘게임개발자퍼런스(GDC:Game Developers' Conference) 2004’가 지난 주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미 산호세 컨벤션센터에서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각)부터 26일까지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세대 게임 개발 플랫폼인 ‘XNA'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고 소니, EA 등 주요 게임 관련 업체의 고위 인사들이 게임 산업의 미래에 대해 다양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번 ‘GDC’ 최고의 화제는 PC·콘솔·모바일 게임 통합 개발환경인 ‘XNA’.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X박스를 들고 나올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XNA’를 선보여 행사 참가자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MS의 홈&엔터테인먼트디비전을 총괄하는 로비 바흐 수석 부사장은 기조 연설에서 게임 개발 비용이 치솟아 건당 평균 500만~1000만달러에 이르렀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XNA’를 제안했다.
그는 지난 50년대 등장했던 시네라마의 예를 들어 이 영화 포맷이 일반 영화 35mm 영화 필름에 비해 뛰어난 품질을 제공했지만 다루기가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들어 곧 시장에서 도퇴하고 말았는데 현재의 게임 제작과정이 이와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게임 개발자들이 전체 개발 과정의 80%를 기계적인 메카니즘과 관련한 작업에 할애하는 데 비해 창조적인 작업에는 20%만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바흐와 함께 기조연설에 참여한 MS의 ‘X박스’ 총괄 부사장인 J 앨라드는 “창조성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면 고객을 현혹할 수 없고 고객을 현혹할 수 없으면 돈을 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늘날 어떤 게임도 하나의 툴만으로는 만들 수 없다”며 ‘XNA’가 다양한 게임 개발 툴을 통합한 환경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앨라드에 따르면 MS는 현재 ‘XNA’와 관련해 크리테리온, 렌더웨어, 하복, 비캐리어스비전, 크라이텍, 밸브, NDL, 하이볼테지소프트웨어 등 20개 기업과 라이선스를 맺었다. 이는 ‘XNA’만 있으면 개발자들이 한번의 라이선스만 맺으면 필요에 따라 툴을 골라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다.
특히 앨라드와 바흐는 ‘XNA’ 기술을 사용해 개발한 3개의 그래픽 데모를 직접 시연하기도 해 관심을 모았다.
MS가 ‘XNA’를 들고 나온 것과 달리 ‘플레이스테이션(PS)2’의 소니는 이렇다할 신제품이나 전략을 내놓지 않아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조연설에 나섰던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아메리카(SCEA) 수석부사장 앤드류 하우스는 “게이머들은 새롭고 흥분되는 경험에 관심을 갖기 때문에 게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일무이한 무엇인가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며 게이머의 경험(experience)에 초점을 맞췄던 것을 ‘플레이스테이션’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게임 시장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노키아는 이번 행사에서 차세대 ‘N게이지’에 대한 내용을 일부 소개했다.
노키아의 ‘N게이지’ 개발을 총괄하는 커시 코틸라이넨에 따르면 기존 ‘N게이지’는 게임을 교환할 때 케이스를 열고 배터리를 제거해야 했으나 차세대 ‘N게이지’는 카드 슬롯만 교체하면 다른 게임을 할 수 있다. 또 스피커와 수신부는 단말기 전면에 자리잡아 기존 ‘N게이지’와는 달리 일반 휴대폰과 비슷한 모양을 취하게 된다. 코틸라이넨은 일부 사용이 불편한 키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N게이지’는 아직 출시 시점과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노키아가 E3 전시회에 이를 선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게임 퍼블리셔인 일렉트로닉아츠캐나다의 총괄매니저 존 샤퍼트는 현재 콘솔의 2배 이상의 성능을 가진 콘솔이 나오기전인 4~5년 후까지는 현세대 콘솔이 시장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차세대 콘솔은 2년전에 일반인적으로 사용되던 PC보다 뛰어난 성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또 EA는 당분간 게임 매체로 DVD 포맷을 계속 사용할 것임을 밝혔다.
 
‘XNA’는 어떤 플랫폼?
 
각종 API·개발툴을 통합해 개발자 부담 크게 줄여

‘XNA’는 ‘X박스’와 PC의 각종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와 개발툴을 하나의 패키지로 만든 개발 환경.
‘X박스’ 게임은 물론 PC게임이나 윈도기반 모바일 게임 개발 환경이 하나로 통일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PC의 다이렉트X API, 다이렉트 X 9.0에 통합된 C기반 그래픽 프로그래밍용 언어인 HLSL(High-Level Shader Language), 새 버전의 비주얼스튜디어플고그래밍 환경 등이 포함된다. 또 ‘X박스’의 그래픽 분석 툴인 PIX, 오디오 툴인 XACT, ‘X박스라이브’ 온라인 게이밍 시스템 등도 들어있다.
이와 관련 MS와 ‘XNA’ 라이선스 제휴를 맺은 밸브의 창업자 게이브 니웰은 “PC의 HLSL와 X박스의 PIX는 모두 강력한 툴”이라며 “XNA는 PC와 콘솔의 파워를 최상의 플랫폼에 결합시켜준다”고 설명했다.
또 ‘XNA’는 양 플랫폼에서 작동하는 공통컨트롤러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포함한다. 이같은 툴은 프로그래밍을 자동화해 개발자들이 방대한 코드작업에 매달리지 않고 창조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MS는 ‘XNA’를 이용해 ‘X박스 라이브’의 설계를 윈도 게임 개발에도 적용할 계획인데 여기에는 과금 툴, 보안, PC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기능 등이 포함된다.
MS의 J앨라드 부사장은 “소프트웨어가 함께 작동하는 환경을 만듦으로써 ‘XNA’는 게임 개발자들이 게임에서 어떤 것이 가능하지 재정의 하도록 하고 게이머들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추구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며 “‘XNA’는 게이머가 원하는 것과 개발자의 꿈 사이의 간극을 매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도연기자(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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