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세계에 ‘GG’ 선언. MBC게임서 캐스터와 해설자로 새 삶
 
선남선녀. MBC게임에서 각각 캐스터와 해설자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현주(28) 김동준(23) 커플만큼 이 말이 잘 어울리는 커플이 있을까.
분장실에서 코디네이터들이 화장을 위해 매달려 있는 가운데서도 연신 떠드는 모습을 모르는 사람들이 들여다 본다면 영락없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오누이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마저 괜히 기분이 좋아질 정도다.
 
 #닮은꼴
게임계에선 얼짱으로 통하는 이 캐스터와 김 해설자는 둘다 프로게이머 출신. 하지만 이들은 이것 말고도 닮은 점이 많다.
우선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둘다 ‘쿨’한 성격이다. 꾸밈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왜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게 됐냐는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이었다’고 시원스레 답한다. 이 캐스터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1세대 프로게이머로 나섰는데 피말리는 승부에 따르는 스트레스를 참기 힘들었다고 한다. 김 해설자도 다른 프로게이머에 비해 팬이 많지는 않았지만 이들에 대해 의무감을 갖다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자신감도 떨어져 결국 ‘GG(Good Game)’를 선언하고 나왔다며 깔깔댄다. 아쉬움은 많이 남지만 해설가로서의 일도 너무 재미있어 위안을 삼는 단다.
이들은 스스로도 서로 닮았단다. 이 캐스터는 “동준이가 19살일때 처음 만났는데 성격이나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방식이 비슷해 ‘참 닮은 점이 많구나’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며 “그러다 보니 동준이의 얘기에 귀를 많이 기울이게 된다”고 말한다. 김 해설자도 “누나는 저와 생각이 비슷하기 때문에 경험을 토대로 충고해줄 때 마음에 많이 와닫는다”며 “방송할 때에도 호흡이 척척 맞는다”고 맞장구를 친다.
 
 #서로에 대한 칭찬까지 이구동성
이들은 서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 해설자는 “이 캐스터는 최고의 역량에 인간성까지 좋다”며 서슴없이 여성 캐스터 중 최고로 꼽는다. 단점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단다. 단지 여자이기 때문에 주변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좀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캐스터는 “캐스터라는 직업이 아무래도 전문직이다보니 ‘여자 프로게이머 출신이어서 전문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분들도 있다”고 아쉬워 한다.
 김 해설자는 이 캐스터에 비해 5살이나 어리다. 하지만 생각이 같은 사람과는 편하게 지내는 성격이어서 나이차이는 거의 느끼지 못한단다.
이 캐스터는 김 해설자가 스타일이 좋고 영리해서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데다 여자친구한테도 애정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여자로서 부러울 정도라고 한다. 특히 시원시원한 성격에 실력을 바탕으로 똑 부러지게 해설하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고. 일반적으로 해설자들은 항상 빠져나갈 가능성을 열어두고 해설을 하기 마련인데 김 해설자는 ‘이렇다’는 식으로 단언하는 해설을 하는 것을 보다보면 ‘호쾌’하기까지 하단다.
 
 #3년 간 찰떡 궁합
이들 콤비는 지난 2001년 8월 MBC게임에서 종족최강전 진행을 처음으로 함께 맡았는데 프로게이머로서의 경험을 살린 방송 진행이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지금까지 커플로 인연을 지속하게 됐다.
게임방송을 진행할 때 해설자는 게임에 대한 모든 내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지만 사실 캐스터는 그렇게까지 하기는 힘이 든다. 하지만 유일무이한 프로게이머 출신인 이 캐스터는 게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설을 유도해 내는 솜씨 또한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김 해설자는 “캐스터는 모든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어 진짜 중요한 타이밍을 잡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누나는 흥분해야 하는 타이밍을 잘 알고 해설자들마저 ‘업’시키는 재주가 있다”고 설명한다.
김동준 해설자는 실전 경험을 토대로 해설을 하다보니 시청자들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 ‘공감이 간다는 평’을 자주 듣는다. 김동준 해설자는 무엇보다도 게임에 대해 잘 아는 프로게이머들이 자신을 인정해준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사진촬영에 임하면서 연신 색다른 포즈를 취해주는 이들을 보면 끼가 넘쳐 흐르는 엔터테이너다.
이현주 캐스터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일은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갖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웃음을 머금을 수 있는 푸근한 방송을 하겠다”고 강조한다. 김동준 해설가도 “재미있는 방송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서로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다.
 
황도연기자(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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