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잇따라 개봉...한류열풍 도쿄 확산 기폭제
 
‘실미도냐, 태극기냐.’ 대한민국 최고 흥행작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실미도’(감독 강우석)와 ‘태극기휘날리며’(감독 강제규)가 또다시 현해탄을 건너 흥행 대결 2라운드에 돌입한다.
지난달 중순 사상 최초로 관객 1000만명 시대를 열며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금자탑을 쌓은 ‘실미도’는 오는 6월5일경 일본에서 다시한번 돌풍에 도전한다. ‘실미도발 후폭풍’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고 ‘실미도’와의 관객동원 수 차이를 빠르게 좁히며 ‘흥행 지존’을 코앞에 두고 있는 ‘태극기...’ 역시 한국전쟁 기념일인 같은 달 25일 일본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두 작품 다 한국 영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수작이란 점과 ‘한류(韓流)’ 열풍이 빠르게 일본열도로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 일본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흥행 스코어에 영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구나 일본 개봉일을 실미도는 현충일인 6월6일 직전에, ‘태극기...’는 한국전쟁 기념일로 잡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일본에서도 통할까
 
아직까지 한국영화가 일본에서 ‘대박’을 친 사례는 많지 않지만, 두 작품 모두 한국시장에서 인구의 4분의 1 수준의 관객을 동원하는 빅히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큰 게 사실이다. 우선 영화 마케팅의 관건인 배급면에서 긍정적이다. ‘실미도’ ‘태극기...’ 모두 스크린 수가 300개 안팍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통상 일본에서 헐리우드 대작들이 300∼500개의 스크린에 걸린다고 볼 때 고무적인 현상이다.
스토리가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는다는 점도 기대를 높이는 요인. 일반적으로 일본은 멜로나 드라마류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한국정쟁과 같은 역사물에 관심이 높다. 이런점에서 베일에 쌓여있던 ‘684 북파부대’의 일대기를 그린 ‘실미도’나 1950년 한국전쟁을 아주 리얼하게 표현한 ‘태극기...’ 모두 일본 팬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것이라는게 영화계의 분석이다.
일본에서 빅스타 대열해 합류한 소녀 가수 ‘보아’의 예에서 보듯 한류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는 점도 흥행의 상승 작용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다. 국민배우 안성기를 비롯해 장동건, 설경구, 원빈 등 두 작품의 출연 배우들은 일본에서도 지명도가 높다. 더욱이 ‘태극기...’의 주연배우 원빈은 지난해 한·일 합작드라마로 일본 안방극장에 첫 선을 보여 다시한번 인기몰이가 예상된다. 제작사측은 이에따라 일본 개봉에 맞춰 주요 출연진을 일본에 급파한다는 전략이다.
 
최후의 승자는 누구
 
전무후무한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실미도’와 ‘태극기...’의 한국시장에서의 흥행대결은 ‘태극기...’의 승리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실미도’가 지난 20일 께 1100만명을 돌파하며 관객수가 현저히 줄어들며 ‘태극기...’와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영화계에선 이르면 이달 말 경 역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극기...’는 이미 누적관객수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실미도’가 만들어놓은 흥행 관련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재연될 지는 알 수 없다. 최근의 영화흥행 성적표는 영화 외적인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2004 아카데미상에서 11개 부문을 독식하며, 전세계적인 흥행돌풍을 만들어낸 ‘반지의 제왕3’이 한국시장에서 만큼은 ‘실미도’와 ‘태극기’에 밀려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더구나 한국과 일본의 영화팬의 문화적 코드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인들은 "‘실미도’든 ‘태극기...’든 어느 작품이 일본 시장에서 더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느냐 보다는 한국영화가 수 백만달러를 받고 일본에 수출된다는 사실이 더욱 의미가 크다"며 "더욱이 일본 대중문화가 완전 개방된 상황에서 당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두 작품이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 진출, 과연 어떤 성적표를 낳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중배기자(jblee@etnew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