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임 제도권 스포츠화 움직임 빨라져
 
‘단순한 오락인가 아니면 공인된 스포츠인가?’

프로게임이 ‘e스포츠’란 명칭으로 일반화되고, 스포츠적 요소가 다분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e스포츠를 제도권 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가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 중이며, e스포츠의 국제올림픽화도 빠르게 세를 부풀리고 있다.
아직 e스포츠를 사이버 스포츠가 아닌 실질적인 ‘스포츠’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해선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오프라인에서 힘과 기술을 겨루며 우정을 쌓는 스포츠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정해진 게임을 놓고 두뇌와 순발력, 집중력 등을 겨루는 e스포츠도 엄연한 스포츠란 지적이 팽팽히 맞서있다. 그러나, ‘바둑’이 준스포츠로 분류된 것 처럼 e스포츠도 제도권 내로 진입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왜 스포츠인가
 
적어도 G세대들 사이에서 e스포츠는 이미 스포츠 그 이상이다. G세대들은 이승엽(야구), 이천수(축구), 이상민(농구), 이경수(배구) 등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는 스포츠 스타들 못지않게 임요환, 이윤열, 강민, 서지수 등 e스포츠맨들에게 열광한다. 그래서 스타급 프로게이머는 매 경기 때마다 수 천∼수 만명의 팬들을 몰고 다닌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의 경우 무려 40여만 명의 팬클럽을 거느리며 어떤 대중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팬들의 숫자 면에서도 e스포츠는 이미 어떤 종목 못지않은 인프라가 형성돼 있다.
게임의 퀄리티가 높아지면서 오랜 훈련과 두뇌가 승패를 좌우하게 된 것도 e스포츠를 스포츠로 해석하는 논리적 근거다. 과거 단순 아케이드류와 달리 최근 게임들은 선천적 두뇌와 순발력, 후천적 연습과 노력이 성패를 가늠한다. 자연히 공정한 룰과 환경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스포츠와 같다. 즉, 바둑·체스·장기 등과 같은 두뇌 스포츠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마케팅 효과가 큰 것도 스포츠와 일맥 상통한다. 기업들이 수 십억원을 들여 e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것도 마케팅 효과가 어느 스포츠 못지않기 때문이다.
 
제도권 진입 왜 필요한가
 
e스포츠의 제도권 진입은 e스포츠는 물론이고 게임산업 활성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례로 e스포츠가 준스포츠로 공인받을 경우 바둑천재 이창호가 세계 바둑대회에서 국위선양을 했다는 이유로 병역특례를 받는 것처럼 게임올림픽에서 국위를 선양한 선수들에게 큰 혜택을 준다면, e스포츠 붐은 더욱 고조될 것이 자명하다. 이는 곧 세계 3대 게임강국입성을 노리는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의 저변 확대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서도 e스포츠의 제도권 진입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임중독과 아이템 현금 거래 등 게임의 병폐를 개선하고 G세대들의 건전한 놀이문화 조성을 위해 법적, 제도적으로 e스포츠를 제도권내 스포츠로 육성해야 한다는 얘기. e스포츠 강국으로서 게임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높이는데 e스포츠가 크게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상당수의 기성세대들은 ‘게임은 학업에 지장을 주는 불건전한 문화’란 인식이 팽배하다"며 "제도권 스포츠로서 e스포츠가 활성화된다면 게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바뀔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 기자(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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