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를 먼저 생각하자
 
여기저기서 볼멘 목소리가 들린다. 게이머들은 할 만한 게임이 없다고 하고 개발사들은 게임이 너무 많다고 한다. 게임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데 까지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경쟁이 극심한 탓에 그나마 게임을 오픈해도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게이머들에게 버림받는다고 한숨 쉬고, 이동통신 3사의 게임사업팀들은 신규 모바일 유저들이 늘지 않는다고 고민이다.
작년 게임개발사와 무선사업자들이 차세대 모바일의 세를 이어갈 장르로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을 앞다퉈 출시한 후 과감한 홍보가 뒤따랐다. 하지만 제아무리 우수한 게임도 엄청난 금액의 요금고지서 앞에서 고객에게 냉담하게 외면당했다. 차세대 플랫폼인 ‘GNEX’와 ‘WIPI’는 내외적인 문제로 인해 여러차례 출시가 지연되어 아직 충분한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했고, 3D게임은 휴대폰의 느린 속도와 지원 단말기의 제한으로 업계의 투자를 이끌어내기에 시간이 더 필요한 듯하다.
소니의 PS2나 MS의 X박스같은 첨단 게임기의 수명조차 2~3년이 지나지 않아 차기 모델로 바뀔 수 밖에 없는 상황에 2년간 같은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게임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모바일게임 선진국 일본은 매년 새로운 사양의 단말기를 발표, 이제 PS2급의 초기 3D게임까지 구동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네트워크 게임에 대한 투자비용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국내 업체들이 아직 풀리지 않은 단말기에서 구동되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에 소극적인 것은 열악한 재무 환경을 감안하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개발사는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기 보다 기존의 게임 중 인기장르를 벤치마킹해 추가 기능들을 덧붙여서 출시하기를 반복하는 일종의 ‘매너리즘’ 상태에 빠진 듯하다. 이는 결국 사용자들에게 기발한 상상력과 즐거움을 주기보다 좀 더 자극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게 해 게임의 본질보다 ‘디테일’에 더 몰두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상황이다.
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개발사는 ‘게임’보다 ‘모바일’ 이라는 부분에 좀 더 무게를 두고 개발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이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는 핵심 경쟁 요소가 무엇인지에서 부터 답을 찾아내야 한다. 발상의 전환을 통한 ‘창조’가 요구되고 있다.
이동통신 3사와 정보통신부는 차세대 플랫폼과 모바일 게임요금 인하를 위한 정책적인 결정을 빨리 내려서 모바일게임이 사용자들에게 더 외면받는 상황을 막아야 할 것이다. 결국 사용자의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하며, 무엇이 불만족스러운 상황인가를 파악해 해소하는 길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알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컴투스사장(young@com2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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