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에 어필 ··· 보드게임 '천하통일'
 
‘맞고’가 온라인 고스톱을 완전히 밀어내고 보드게임계의 최강자로 등극했다.
속도감을 중시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맞고’를 치는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맞고’가 한게임, 피망, 넷마블 등 주요 게임포털의 간판 게임으로 자리잡은 반면 기존 고스톱은 설자리를 점차 잃고 있는 것.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의 경우, ‘맞고’의 동시접속자수는 약 80만명에 달하는 반면 고스톱의 동시접속자 수는 4분의 1 수준인 20만명에 불과하다. 네오위즈의 ‘피망’이나 플레너스의 ‘넷마블’도 사정은 이와 비슷하다.
덕성여대 고스톱 커뮤니티인 아이러브쌍피의 운영자인 이보영씨(여·21)는 “요즘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고스톱은 거의 안치고 주로 맞고를 친다”고 말했다.
맞고 인구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게임의 진행 속도가 빨라 속도감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입맛에 딱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NHN 채선주 홍보팀장은 “셋이 치는 고스톱은 판이 쉽게 깨지고 또 한참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비해 맞고는 결과가 빨리 피드백되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맞고’는 둘이서 치는 데다 각종 장치가 설정돼 있어서 판돈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게이머들의 승부욕을 자극한다는 점도 인기요인의 하나다.
네오위즈의 변종섭 홍보팀장은 “맞고는 고스톱에 비해 판돈의 규모가 훨씬 크다”며 “하루에 수억원을 잃거나 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실제 ‘피망’이 맞고 이용자 1만2471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5명중 1명은 ‘게임에서 얻은 사이버머니로 부자가 된 듯한 대리만족을 얻는다’고 응답했다. <표 참조>
판돈의 규모가 커진만큼 서로 짜고 일부러 돌아가며 저 주면서 판돈을 모으는 ‘어뷰저’가 덩달아 늘어나 게임포털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변팀장은 “승률이 90%를 넘거나 10%도 안되는 아이디는 대부분 어뷰저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플레너스의 장재혁 홍보팀장도 “수 많은 이용자 가운데 어뷰저를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제동, 강호동 등 인기 연예인의 목소리를 게임에 삽입하는 등 아기자기한 재미를 부여한 것도 맞고 인기의 비결이다.
변 팀장은 “인기 MC 김제동씨의 목소리를 선보인 지난해 9월초 이후 사용자가 급증했다”며 “김제동 목소리 옵션은 남자만 설정할 수 있는데 여성용 옵션에 대한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제동씨의 놀리는 멘트가 너무 사실적이어서 약이 오른 게이머가 김제동 보이스 사용자를 거부하는 게임방을 만드는 경우까지 생겼다고 한다.
‘맞고’를 일단 쳐보면 더 이상 셋이 하는 고스톱을 칠 생각이 안든다는 게 게이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맞고의 인기는 이를 대체할 만한 대작이 없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황도연기자(dyhwang@eten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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