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창동 문화부 장관>
 
- 장관에 취임하신지 1년여가 지났습니다.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습니다. 영화인이던 시절과 현재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 먼저 ‘쿨 미디어'를 지향하는 게임전문지 ‘더 게임스’의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장관이 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매우 바빠졌다는 점입니다.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 체육·청소년분야 등 업무 전반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와 정책결정이 필요했고 관련 전문가들과의 만남과 토론도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정한 소통을 전제로 기존 행정의 틀을 깨기 위한 노력도 많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에는 ‘관료’라는 옷이 많이 어색했는데 이제는 꽤 적응됐고 공직사회의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느끼고 있습니다.


- 국내 게임 시장과 수출 규모가 매년 10% 이상씩 고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화부는 지난해 11월 ‘세계 3대 게임강국 실현’을 위한 게임산업진흥 5개년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이 계획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요

▲ 현재 해외진출 지원 강화, 게임문화 인식제고 및 저변확대, 게임산업 정책·정보제공기능 확대, 게임물 등급분류제를 비롯한 법·제도 개선 등을 중심으로 세부과제를 하나씩 진행하고 있습니다. ‘게임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한 우수인력 발굴 등 게임 전문인력 양성사업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5개년계획’을 위한 2004년도 시행 계획도 마련한 상태입니다.
지난해 정책간담회에서도 약속한 바와 같이 조속한 시일내에 업계·학계 등 게임 관계자들과 함께 중장기계획의 추진상황을 되짚어보는 자리도 가질 예정입니다.


- 게임은 이제 영화, 출판, 방송 등 콘텐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정부가 게임산업진흥 계획에서 내세운 ‘원소스멀티유즈’ 전략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창의력과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문화산업은 ‘차세대’가 아니라 ‘현세대’의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중 게임산업은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 캐릭터, 만화·소설(시나리오) 등은 물론 문화예술과도 주고받는 효과가 매우 높은 핵심적인 분야입니다.
문화부에서는 유관분야 관계자 교류 활성화를 위한 ‘미래 게임포럼’ 등을 강화하고 문화예술과의 연계를 높이기 위한 공동연구 및 네트워크 구축, 창작소재의 다양화 및 원소스멀티유즈 중심의 제작지원사업 등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 게임산업은 짧은 시간에 비약적으로 발전을 이뤄낸 만큼 문제점도 산재해 있습니다. 게임산업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급속한 성장을 거치면서 한편으로는 게임몰입증 및 아이템 현금거래 등에 따른 역기능 증가, 사회적 인식 저조, 핵심 전문인력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등급분류제도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산업의 현안을 하나씩 풀어가기 위해 게임산업진흥 계획에서 다양한 세부 정책과제도 제시했지만 무엇보다도 업계와 학계, 정부, 게임이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공동노력이 중요할 것입니다.


- 게임시장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몇몇 업체의 과점체제가 굳어지고 있습니다. 실력을 갖춘 군소업체가 진입하고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이들에 대한 지원계획은 있으신지요.

▲ 대부분의 중소 게임업체들은 조직, 정보, 자금 등 모든 면에서 기반이 취약합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중소게임업체의 애로를 직접 들어보고 지원제도 강화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도 가진 바 있습니다.
정부는 우수 게임인력의 양성 및 유입, 중소업체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보제공은 물론, 투자와 융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등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생업체 창업활성화 지원 및 중소업체 마케팅 컨설팅 지원, 인턴십 프로그램 제공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 업계에서는 ‘영화에 비해 게임에 대한 등급판정이 엄격히 적용돼 산업발전을 가로 막는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장관께서는 자율등급제를 도입한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지요.

▲ 현행 게임물 등급분류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의견수렴과 심도있는 내부검토를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게임물 등급 분류와 음반·비디오물 등급분류의 분리를 통한 전문성 제고, 등급분류기준 제정과 시행주체의 분리 등에 대한 제도개선 등을 적극 검토 중이며 법개정 절차도 올해 안에 이뤄질 것입니다.
게임산업 여건과 민간분야의 역량을 고려할 때, 당장 ‘자율등급제’를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중장기적인 도입을 목표로 우선 올해에는 도입방안에 대한 연구용역·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등 체계적으로 준비하겠습니다.


- 최근 들어 주요 프로게임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현장에는 2만, 3만명의 관중이 몰리면서 e스포츠가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프로게임을 건전한 여가 수단으로 진흥시킬 방안은 없으신지요

▲ 게임산업 성장과 함께 e스포츠가 새로운 장르로 자리잡은 현 시점에서, e스포츠가 가족과 함께하는 건전한 놀이문화로 정착돼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가족과 함께하는 전국규모의 게임리그 개최및 아시아 청소년 게임문화축제 및 게임리그 개최, 국내 프로게임제도 활성화 방안 연구, e스포츠 전용경기장 건립방안 연구 등 정책 대안을 심도있게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기구 형태의 ‘e스포츠 발전포럼’ 결성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게임이 보편화되면서 게임몰입증, 플레이어킬링(PK), 아이템 현금거래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문제점을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지요.

▲ 지적하신 역기능에 대한 문제점은 게임문화를 왜곡하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각인시킨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적지 않습니다.
정부는 이에따라 ‘게임의 역기능 실태조사 및 대처방안 연구’ 등 다각적으로 정책대안을 연구하는 한편 게임 중독 예방 및 상담프로그램 개발, 상담인력 양성, 게임문화 체험 및 참여 프로그램 개발, 올바른 게임문화 조성등을 위한 각종 사업을 전개할 계획입니다.그러나 이같은 문제점은 정부만 노력한다고 해결될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 기회에 당부드릴 말씀은 업계는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자율적 규제 활동을 전개하고 게임이용자는 스스로 건전한 게임문화를 조성하는데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최근 게임산업과 관련, 정통부와의 업무중복 문제 등이 언론을 통해 지적된 바 있는데 앞으로 정통부와의 관계는 어떻게 정립하시겠습니까?

▲ 애로가 있는 분야에 우리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가 열성적으로 지원에 나선다면 업계도 나쁠 게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산업 정책 및 제도마련 등에 있어 관련 부처가 마치 경쟁하는 것 처럼 업계에 비취져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부는 앞으로도 게임산업 주무부처로써 관계부처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만들어 나가는데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 더게임스 독자들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 세계적으로 게임산업은 이미 무한경쟁에 들어섰습니다. 우리에게는 더욱 창의적이고 다양한 게임콘텐츠를 만들어 국내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또 건전한 게임문화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는 책임도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들은 더게임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전제돼야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더게임스 독자 여러분의 따거운 비판과 창의적인 아이디어 제안을 당부합니다. 정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그리고 다시한번 더게임스 창간을 축하드립니다.
 
황도연기자(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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