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한우물 파온 마케팅 전문가
 
브랜드 런칭 3개월 만에 게임포털 분야 선두 도약. 고스톱류 동시접속자 18만명 돌파. 맞고, 고스톱, 포커 3개 인기 웹보드 게임 1위 등극.
모두 네오위즈의 게임포털 ‘피망(http://www.pmang.com)’을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지난해 8월 런칭한 게임전문 사이트 ‘피망’은 ‘즐거움이 다르다’는 슬로건만큼이나 색다른 재미를 주며 짧은 시간에 최고의 게임사이트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세이게임’이라는 기존 브랜드를 버리고 ‘피망’으로 바꾸는 도박을 시도할 때만 해도 내·외부의 시선은 냉랭했다. 우선 새브랜드가 쉽게 정착할지 미지수. 게다가 브랜드 런칭을 위해 쏟아부은 자금 만큼 실제 효력을 발휘할지에 대해 모두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피망’은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짧은 기간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뿐만 아니라 ‘세이게임’으로 기대하기 어려웠던 엄청난 브랜드 파워까지 획득했다. 이 모든 피망 마케팅 신화 뒤에는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박대춘(36) 팀장이 있었다.
 
소비자를 읽어야 시장이 보인다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수요와 제품을 이어주는 다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품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 수요로 연결시킬 수 있을 때 최상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납니다"
‘피망’이 겨냥한 세대는 25·35세대다. 컴퓨터에 익숙한 직장인들이 즐길 수 있는 여가로 웹보드 게임 만한 것이 없다는 자신감에서 출발했다. ‘피망’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이처럼 타깃층을 명확히 한 것에서 출발한다. 박팀장은 일명 ‘판도라 마케팅’으로 불리는 피망의 물량작전도 25·35세대를 겨냥한 전면전에 가까웠다고 설명한다.
"25·35세대들의 동선을 파악해 그들이 출몰하는 곳에 ‘피망’을 최대한 노출시키도록 했습니다. TV광고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오히려 옥외광고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습니다."
‘피망’팀은 한강을 중심으로 서울시내 아파트, 고층빌딩 옥상 등에 빨간 폭탄 모양의 대형 애드벌룬을 설치하는가 하면 빨간색 피망 트럭을 제작해 서울 도심을 돌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일명 ‘뽁뽁이’라고 불리는 에어랩으로 버스정류장 전체를 감싸는 독특한 광고 기법도 도입했다. 25·35세대들에게 큰 지지를 얻고 있는 전문MC 김제동씨의 입담을 게임에 삽입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런칭 전문가
 
박대춘 팀장이 ‘피망’ 런칭에서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던 배경에는 마케팅 분야에서 한 우물만 파온 고집이 숨어있다. 92년 고려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박 팀장은 진로 쿠어스 맥주 마케팅팀에 입사하며 처음으로 ‘cass’ 맥주 런칭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내공을 더 쌓기 위해 미국에서 광고홍보 석사 학위를 따온 후 다시 찾은 일도 마케팅이었다.
광고대행사 오리콤 프로모션팀, 라이코스코리아 브랜드 런칭, 케이블 방송 MTV 24시간 채널 런칭 등 모두 브랜드 신규 런칭과 관련된 일을 주도하며 수많은 노하우를 채득했다.
"공교롭게도 직장을 옮길 때 마다 브랜드나 상품 런칭과 관련된 일을 맡게 됐습니다. ‘피망’에서도 브랜드 런칭을 담당한 것이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풀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마케팅 전문가라 불리기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피망’에 관한 몇가지 오해
 
게임업계나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피망’에 대한 편견 중에는 실제 내용과 크게 다른 부분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피망’은 돈으로 완성한 마케팅이라는 생각이다. 실제 게임업계 안팎에서는 ‘피망’이 브랜드 런칭 마케팅에만 100억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팀장은 "실제 브랜드 런칭에 사용한 마케팅 비용은 35억원 수준으로 그리 많지도 그렇다고 적지도 않은 액수"라며 "100억 이상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면 마케팅을 잘했다는 평가 아니겠냐"며 겸연쩍인 미소를 지었다.
‘피망’ 마케팅과는 정반대의 논리지만 게임업계에는 이런 소문도 떠돈다. 피망이 높은 인지도를 이용해 최근 게임개발사인 타프시스템을 헐값에 사들였다는 주장이다.
"개발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소문한 끝에 타프시스템을 선택했습니다. 사람만 빼오려 했다면 수억원으로도 가능했겠지만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내부 사기에도 좋다고 판단해 부채까지 모두 떠앉는 조건으로 100억원 가량을 투자해 인수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이제부터 시작이다
 
‘피망’이 짧은 시간에 높게 도약한 만큼 박팀장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지금은 런칭 공적을 평가받아 주변에서 추켜세우지만 ‘피망’이 혹시 추락한다면 빈 껍데기를 과장해서 포장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팀장은 ‘피망’ 마케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다짐한다.
"지금까지는 ‘피망’이 게임포털로 안착하는 것이 마케팅의 주 포커스였습니다. 이제는 25·35세대 뿐만 아니라 10대와 40대들도 ‘피망’을 찾을 수 있는 국민게임사이트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피망’의 마케팅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김태훈기자(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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