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_ 데이터 , 시장 과학적 분석 '신화 재창조' 밑거름 됐다
 
지난호에는 엔씨소프트의 성공이 시장, 사람, 원칙과 기본에의 충실한 경영이라고 정리했다. 그리고 단적으로 ‘운이 참 좋았다’라고 말했다. ‘운’이란 달리 말하면 시기의 적절성을 말한다. 사실 ‘리니지2’가 나오기 전까지 엔씨소프트가 어떻게 될 것인지가 시장의 가장 큰 궁금증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리니지’가 큰 성공을 거두면 거둘수록 역으로 사람들은 그 뒤를 생각하게 됐다. 그때가 아마 2002년 정도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엔씨도 막연한 신화가 아니라 객관적인 데이터와 기업의 영속성에 대한 답을 내놔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닐까.
엔씨소프트 매출액은 3년 사이에 3배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인수합병(M&A) 비용으로 인해 차이가 나지만 기본적인 영업이익률이 40%를 넘어 섰다. 리니지 하나에 의존하던 매출액도 ‘?舊?’로 인해 작년 4분기를 거치면서 다변화해 그동안 지적되어 오던 리스크를 상당히 극복했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월 매출액과 그 구성을 보면 잘 나타난다.<표 1>
<표1>에서 보듯 일정기간 정체성을 보이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리니지2’로 인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이제 누구도 엔씨소프트가 단지 '운'이 좋아 한때 돈을 잘 벌있던 기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실 그간 리니지의 성장 경로는 곧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의 성장 경로 그 자체였다. 시장의 위험을 엔씨가 그대로 부담할 수 밖에 없었던 어려움도 있었다. 이제 엔씨소프트는 하나의 게임에 의존해 운좋게 대박을 기대하는 흥행사가 아니라 예상되는 성공과 시장의 ‘기대’(epectation)'를 충족시켜가는 ‘기업’이 된 것이다.
‘리니지2’는 ‘리니지’ 때와 달리 좀 더 과학적인 데이터와 시장 분석에 근거해 제작된 게임이다. ‘리니지’의 성공으로 인한 부담감 때문에 성공에의 기대는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개발팀 구성 부터가 쉽지 않았다. 누구도 고양이의 목에 선뜻 방울을 달 수는 없었다. ‘리니지이면서 리니지가 아닌 게임’이 되어야만 했으며, 3D로 글로벌한 이미지를 구현해야 했다. ‘리니지2’는 이러한 기대와 부담을 과감하게 떨치고 자신만의 모습으로 등장해 비로소 ‘리니지 아닌 리니지’가 됐다.
2001년 결합한 게리엇 형제가 만들고 있는 ‘Tabula Rasa’(NC Austin), ArenaNet에서 개발하고 있는 ‘Guild Wars’, 퍼블리싱을 맡은 ‘City of Heroes’(Cryptic), ‘EXarch’(Realm), ‘Auto Assault’(Net Devil)등이 엔씨의 다음을 예약하고 있다. 이제 엔씨소프트는 더 이상 한국의 게임사가 아니다. 글로벌한 모양새를 갖추었다. 다시 사람들이 모이고 있으며 회사의 체계도 기능에 맞게 잡혀가고 있다. 이제 놀라움의 대상이 아니라 편안한 이웃이 되는 기업이 된 것이다.
우리가 엔씨소프트의 성공에서 배워야 할 것은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과 객관적인 데이터가 주는 놀라움이 아니다. 오히려 엔씨소프트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를 보고 회사의 전략을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김택진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리니지’가 이렇게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고객들의 찬사를 받으리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그래서 인지 지난 5년을 돌아볼 때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고객들의 사랑이다." 엔씨소프트가 이런 고객들의 사랑을 계속 받을 수 있느냐가 이제 CJ보다 시가총액이 더 커버린 대기업이 된 엔씨의 과제라 보여진다. 리니지는 전세계 4000만명이 사랑한 문화상품이다. 엔씨소프트는 이제 단순한 게임회사가 아니라 고객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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