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아케이드 게임기 설치 새바람 일으켜
 
탁구 채를 손에 쥐고 연신 스매싱을 날리는 이. 발과 주먹을 마구 날리며 누군가와 싸우는 듯한 이. 비지땀을 흘리며 무언가에 몰두한 이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과 에버랜드, 아케이드 게임개발업체가 공동사업으로 문을 연 국산 첨단 아케이드게임(오락실 게임) 체험관인 ‘지투존’의 모습이다. 언뜻 보아도 모든 이용자들이 하나같이 의자에 앉아 조이스틱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연출하는 기존의 오락실과는 확연히 차이가 드러난다.
200여 평의 공간에 20여개 업체의 40여개 게임기가 늘어서 있고 이중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게임은 디게이트의 ‘액션 핑퐁’이다. 이 게임은 무선 센싱 기술을 이용한 체감형 탁구 게임으로 누구든 쉽게 배울 수 있어 주로 가족단위 이용자들이 애용한다. 비전테크시스템이 비행시뮬레이션과 슈팅 게임을 접목해 만든 3차원 구동방식의 회전형 게임기 ‘XG 250’는 뛰어난 현실감과 박진감 때문에 신세대 이용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손과 발의 움직임을 동작 감응장치와 발판 센서가 감지해 작동하는 체감형 격투게임인 헤가소프트의 ‘액션갭쳐’, 전자센서가 장착된 배트를 사용해 실제 타격의 느낌을 재현해 주는 머큐리밀레니엄의 야구게임 ‘하이히트 베이스볼’ 등도 ‘지투존’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이밖에 매출 실적 상위를 기록한 시뮬라의 ‘미니 라이더’, 웍세스의 ‘스페이스 레인저’ 등도 꾸준한 인기를 모은다.
‘지투존’에 입점한 게임기는 군사용 시뮬레이터 개발업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문업체들이 개발한 첨단 제품. 시중에서는 쉽사리 접할 수 없는 게임기들이 한곳에 모두 모여 있는 셈이다.
‘지투존’은 아케이드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문을 열어 관계자들조차 성공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 했으나 정적인 기존 오락실과 차별화한 덕분에 지난해 2월 15일 문을 열면서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개발원측에 따르면 오픈 이후 1개월간 총 2만1000명이 지투존을 이용했는데 이 기간이 각급 학교의 개학으로 인한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실적이다. 지난해말 기준 총 이용자수는 무려 33만명에 달한다.
개발원 정책팀의 홍유진 과장은 “에버랜드의 성수기인 5월부터 여름방학 말까지 에버랜드 전체 이용객의 5분의 3 정도가 지투존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개발원은 지투존 1호점의 성공에 힘입어 같은해 9월 부천역 앞에 체감형 게임기를 중심으로 한 240여평 규모의 2호점을 오픈했는데 올해 상반기 중에 3개 점을 추가로 동시 오픈할 예정으로 관련 업체들과 가계약을 맺은 상태다.
개발원측은 아케이드게임이 국내 게임 시장의 절반이 넘는 1조3000억원 규모에 달하면서도 전세계적인 시장 침체, DDR류의 게임유행 이후 히트작의 부재 등으로 지속적인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지투존’이 아케이드 시장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천역 지투존 2호점도 지역 명소로 자리잡아..
 
에버랜드점은 시작에 불과하다.
지난해 9월 부천역 앞에 문을 연 ‘지투존’ 2호점인 부천점은 첨단 아케이드게임을 중심으로 꾸민 에버랜드점과는 달리 체험형 아케이드 게임(총 8종 20여대)을 보강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측은 앞으로 추가로 오픈하는 ‘지투존’ 역시 지역의 특색과 타깃층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저가형 사행게임기 일색인 아케이드게임 업계에 체감성, 기능성 게임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한편 게임 이용자들이 첨단아케이드게임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체험의 장도 마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는 전략이다.
부천점은 입지상 주 타깃이 청소년층과 20대라는 점을 감안해 아케이드게임 이외에도 PC방(PC 100여대), 콘솔방(PS2 20여대) 등의 기능을 모두 갖춘 원스톱 게임공간으로 꾸며진 것이 특징이다. 5.1채널 체험 멀티룸을 비롯해 무료 DVD존, 카페존 등도 설치돼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또 각종 게임대회, 라이브콘서트 등의 다채로운 이벤트도 열어 부천^인천지역 게이머들 사이에 이미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았다. 특히 부천점은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회원제도 운영, 약 1만여명에 이르는 충성고객도 확보했다.
부천점은 기존의 PC방이나 오락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와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의 젊은층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특히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개발원측의 설명이다.
 
황도연기자(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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