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가 뼛속까지...
 
지난 2월 13일 한국에 정식 발매된 SCEK의 호러 어드벤처 게임 ‘사혼곡’.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하뉴다 마을에서 일어나는 괴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주인공을 죽이려는 좀비들의 눈을 피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플레이어의 목표다.
 
실제 사건 중심의 시나리오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는 독특한 그래픽 기법인 ‘페이셜 모션’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마치 사람의 사진을 입체 영상으로 변화시킨 듯한 이 기법은 보다 사실적인 인물 표현으로 유저들에게 더 깊은 몰입감을 제공하고 그 깊은 몰입감은 공포를 배가 시키는 역할을 한다.
본편은 옴니버스 형식의 시나리오로 구성돼 있는데, 일반적인 게임이 시간의 순차적인 흐름에 따라 서술되는 서사형식을 따르고 있는 반면, ‘사혼곡’은 그때 그때 주인공이 겪은 사건을 중심으로 시나리오가 전개된다. 이것은 플레이어가 조각난 시간의 인과 관계를 짜 맞춰 진실을 밝혀내는 탐정 역할의 느낌을 받도록 의도된 디자인이다.
 
최선의 전략은 삼십육계 줄행랑
 
인간이 아닌 괴생물이 적으로 등장한다는 점과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타개해가며 진실을 밝혀간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호러 어드벤처 게임인 ’바이오 하자드’나 ’사일런트 힐’과 비슷하다. 하지만 다른 게임에서의 적들은 주인공의 스킬이 향상되고 무기가 강해짐에 따라 점점 쉽게 쓰러뜨릴 수 있게 되는 데 반해 ‘사혼곡’에서의 적들은 아무리 쓰러뜨려도 부활한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플레이어가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최선의 행동은 싸움이 아닌 도망이다.
한 치 앞도 살필 수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는 수많은 좀비들이 길목을 절묘하게 막아서고 있으며 나는 보지 못하는데 적은 나를 주시하는 숨 막히는 상황 속에서 플레이어는 끊임없는 공포감을 맛보게 된다. 이렇게 사혼곡은 갑자기 커다란 괴물이 하늘에 뚝 떨어져 플레이어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드는 그런 ’깜짝 놀람’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공포를 제공한다.
 
좀비의 눈으로 어둠을 밝혀라
 
‘사혼곡’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하뉴다 마을에서 얻게 되는 초능력, ’환시(뷰 재킹)’다. 환시를 쉽게 설명하면 다른 사람의 시야로 사물을 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으로 좀비들의 시야를 훔쳐보면서 몸을 숨기는 것이 가능하다. 즉, 나의 눈으로는 사방에 가득한 어둠을 뚫을 수 없지만 적의 눈으로는 나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완벽한 현지화를 거친 정식 발매판 ‘사혼곡’은 국내 유수의 성우들을 기용해 게임 상에 등장하는 모든 음성을 한국어로 전환했다. 등장 인물들의 감정 상태와 목소리에서 묻어나오는 깊은 공포감을 플레이어에게 그대로 전달시켜주는 한글 음성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보다 큰 감흥을 불러일으킬 것임이 분명하다.
어느덧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요즘이지만 잘 된 호러 게임은 굳이 여름이 아니라도 재미있다. 호러게임 마니아라면 조금 일찍 공포의 계절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

발매일 : 2004. 02. 13
제작사 : SCEI
배급사 : SCEK
장르 : 호러 어드벤처
난이도 : HARD
한글화 : 매뉴얼, 자막, 음성
가격 : 4만5000원
매체 : DVD
메모리 : 77KB이상
 
VGL 홍상욱기자(popoi@vg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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