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무한대전’ 등 다운로드 35만건 넘어
대박 행진에 ‘마이너 플랫폼’ 인식도 사라져
 
모바일 롤플레잉 게임(RPG)이 ‘킬러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디아블로식 액션 RPG’를 표방한 ‘삼국지 무한대전’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가 35만을 넘어섰다.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 외전­-크로우’는 올해 초 서비스 2주 만에 1억원 매출을 돌파했다. 모바일게임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는 온통 모바일 RPG에 대한 질문과 팁, 잡담 등이 넘쳐난다.
‘디아블로’ ‘리니지’로 대변되는 PC 및 온라인게임 속 ‘RPG 열풍’이 모바일에서도 그대로 재연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네트워크 플레이가 가능해지면서 온라인게임 유저와 비슷한 커뮤니티도 속속 생기고 있다.
 
모바일 RPG 전성시대
 
모바일 RPG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 초 엔텔리젼트의 ‘삼국지영웅전’ 시리즈가 출시되면서부터다. 기획단계부터 그래픽과 조작성을 PC게임 수준에 맞추고, 스토리도 삼국지의 방대한 이야기 구조를 차용한 이 게임은 ‘조자룡편’과 ‘장비편’을 합쳐 누적 다운로드수가 40만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후 소프트맥스의 PC게임 대표작 ‘창세기전’이 모바일 버전으로 탄생하면서 ‘골수팬’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출시돼 지금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삼국지 무한대전’은 액션 RPG에 디아블로식 네트워크 플레이 기능을 추가하면서 보다 진화된 ‘모바일 RPG’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불과 2년전 ‘모바일 RPG’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이 같은 성공담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엔소니의 턴방식 RPG ‘포가튼 퀘스트’, 엔텔리젼트의 액션 RPG ‘삼국지영웅전 관운장편’ 등 몇몇 작품이 출시됐지만, 유저들은 고스톱 등 비교적 가벼운 카드류 게임에 더 열광했다.
 
부족한 2%를 채우다
 
‘모바일 RPG’ 열풍은 일단 잘 만든 게임의 등장이 주효했다. 적은 데이터량, 조잡한 그래픽, 어려운 조작감 등 초창기 ‘모바일 RPG’는 게임으로선 뭔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모바일게임 커뮤니티 GVM 백세현 운영자는 "지난해 말부터 쏟아진 모바일 RPG는 휴대용 게임기의 콘텐츠인지, 휴대폰용 콘텐츠인지 헛갈릴 정도"라며 "PC게임 디아블로를 연상케 하는 액션 RPG까지 모바일 게임으로 등장하면서 마니아 그룹까지 자연적으로 형성된 상태"라고 말했다.
 
게임이 진화한다
 
‘모바일 RPG’는 모바일게임의 미래를 밝혔다는 점에서 업체 관계자들을 잔뜩 고무시키고 있다. 네트워크 대전 플레이를 지원하는 ‘삼국지 무한대전’의 경우 무선통신을 통해 하루 4만회의 대전이 벌어지는가 하면 동시접속자도 200명에 달한다.
무엇보다 유저 특성이 온라인게임 유저를 닮아가는 점도 이채롭다.
엔텔리젼트 김용석 팀장은 "아이템 복구 등 네트워크 대전과 관련된 문의전화가 하루에 수십통씩 걸려온다"며 "당초 1명이던 고객상담 직원을 3명으로 늘렸을 정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놓고 한참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시들해진 네트워크 모바일게임이 다시 부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백세현 GVM 운영자는 "올해는 3D 그래픽을 도입한 RPG도 등장할 전망"이라며 "잘 만든 ‘모바일 RPG’가 국산 모바일게임의 수준을 한차원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게임하다 보면 고구려 역사가 ‘쏙쏙’
 
애니콤소프트웨어(대표 박승진)의 신작 ‘동명성왕’은 역사 속 실제 인물을 소재로 한 역사물이다. 주몽이 금와왕의 사냥대회에서 탈출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 BC 28년 북 옥저를 멸망시킬 때까지의 내용이 기본 스토리다. 유저는 주몽으로 활동하며 동명성왕의 일대기를 게임으로 즐기게 된다. 동명성왕의 일대기를 통해 고구려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적 요소가 강하다.
이 게임은 전략시뮬레이션 요소와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롤플레잉 요소를 동시에 갖춘 SRPG 형식을 표방하고 있다. 캐릭터가 성장함에 따라 전직이 가능하며 새로운 스킬도 배울 수 있다.
캐릭터마다 능력치가 달라 각기 다른 아이템과 전략을 세워야하며, 각 시나리오가 끝나면 상점에서 무기를 구입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복싱게임’
 
포켓스페이스(대표 김도식)가 개발중인 ‘포켓복싱2’는 지난 2001년 출시된 ‘포켓복싱’의 속편격이다.
이 게임은 복싱을 테마로 한 정통 스포츠게임의 박진감을 살리면서도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탄탄한 줄거리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인공 민이가 복싱 관장의 딸 송이를 좋아하고, 관장은 이 둘사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이 때문에 주인공 민이는 일종의 오기로 권투를 배우게 되고 결국 세계 챔피언이 된다는 내용이다. 민이는 챔피언이 된 이후에도 각국 선수들에게 도전을 받는다.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게이머는 한 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다.
모바일게임이지만 잽, 훅, 스트레이트, 어퍼컷, 피하기, 안기, 풀기 등 복싱의 모든 동작을 구현했으며, 필살기와 콤보기술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 게임은 다음달 SK텔레콤을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장지영기자(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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