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은 시장 논리에 맡겨라
비즈니스 모델은 시장 논리에 맡겨라
  • 김태훈기자
  • 승인 2004.03.18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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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성 무시한 아이템 판매 회사 유저 스스로 퇴출시켜
성인물 판정시 헌법소원, 서버 해외 이전까지 불사
 
부분 유료화를 도입한 게임에 대해 영등위가 잇따라 성인등급 결정을 내리자 업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일부 업체는 헌법소원까지 제기하겠다고 벼르는가 하면 불합리한 제도에 속을 썩느니 차라리 서버를 해외로 이전해 대한민국의 심의에서 아예 벗어나겠다는 강경발언까지 속출하고 있다.
업체들은 우선 영등위가 주장하는 사행성 조장 문제에 쉽사리 동의하지 않고 있다. 단순히 돈많은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을 유저들이 찾을 리 만무하다. 도박처럼 승리의 대가를 돈으로 보상받는 것도 아닌데 무조건 돈을 투자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아이템을 찍어 판매하거나 게임성을 해치는 아이템을 생산하는 게임은 결국 유저들에게 외면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부분 유료화 문제는 사행성에 대한 개연성 문제가 아니라 시장 논리로 해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도리어 부분 유료화를 도입한 게임이 아니라 ‘리니지’ ‘뮤’로 대변되는 월정액제 게임의 사행성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점에서 게임정책이 단순히 심의 위주로 전개되기 보다는 관리쪽에 치중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자칫 영등위의 부분유료화에 대한 규제가 지속된다면 온라인 게임도 아케이드 게임처럼 돈이 되는 성인물만 넘쳐나는 왜곡된 구조로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부분 유료화가 인터넷이 발달한 우리 나라에서 창출해 낸 세계 유일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이 사업 모델은 사용자를 상징하는 아바타와 이를 치장하는 장신구를 판매한 채팅사이트에서 비롯됐다. 초기 사업 성공 여부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지만 콘텐츠 사용료에 부담을 느끼는 사용자와 이익창출에 고민하는 업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절묘한 방안으로 자리잡았다.
업체들은 게임 내에서 캐릭터와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도 유저들의 게임 사용료 부담을 궁극적으로 줄여 보다 많은 사람이 게임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부분유료화를 도입한 세이클럽, 한게임 등은 유료화에 대한 유저들의 저항을 최소화한 동시에 월 정액제 못지 않은 수익도 창출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도 판단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무리하게 많은 돈을 지출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점은 인정한다. 이에대해 업체들은 월 구매한도와 충전횟수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부분유료화에 대한 제한은 국산 게임의 수출에도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이 국산 게임 수출을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비즈니스모델을 문제 삼아 청소년 이용을 제한하면 수출 확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국산 게임의 자국 진출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중국에 수입 제한을 정당화할 결정적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NHN의 김범수 사장은 "영등위의 심의 대상에 비즈니스 모델을 넣는게 과연 옳은지 의문이 든다"며 "비즈니스 모델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급하게 단죄하기 보다는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소모적 논쟁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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