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빙족 울리는 답답한 도심 질주
 
숨막히는 질주의 쾌감을 온라인게임으로 옮긴 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의 ‘시티레이서’는 MMORPG 일색의 우리 게임환경에 신선한 자극을 선사했다. 그것도 실제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하고, 국산 자동차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유저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시티레이서’는 레이싱 장르를 제대로 온라인화했다는 찬사와 함께 레이싱 게임 특유의 그래픽과 드라이빙 효과를 살리지 못했다는 혹평을 동시에 받고 있다. ‘더 게임스’ 크로스리뷰팀의 평가도 찬사보다는 비판에 집중됐다. 리뷰팀의 전체 평점도 10점 만점에 5.9점으로 매우 낮게 나왔다.

<전체 평점> 5.9

그래픽 : 5.5
사운드 : 6
완성도 : 5.7
흥행성 : 6.25
조작감 : 6.25
 
레이싱의 가능성은 열었지만…
 
김상두 지데일리 기자 sdkim@gdaily.co.kr

기술 발달은 개발자들의 상상을 다양한 장르의 현실로 만들었다. 다만 이들 장르 중 시뮬레이션은 전통적(?)으로 비 대중적인 성향이 짙었고 특히 레이싱을 소재로 한 게임은 10년이 넘는 PC게임 역사에서 손가락으로 뽑을 만큼 찾아보기 힘들었다.
레이싱이 생소한 국내에서 이런 류의 게임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개발사의 사활을 건 무모함으로 비쳐질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성공의 히든카드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온라인으로의 구현이다.
역대 레이싱의 성공작으로 불렸던 ‘나스카레이싱’, ‘니드포스피드’나 ‘그란투리스모’를 살펴보면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물론 자체적으로 P2P를 지원하긴 하지만 게임 자체보다 함께 플레이할 사람을 찾는 것이 더 힘든 까닭이다. 그런 점에서 ‘시티레이서’는 평가받을 만하다.
레이싱과 온라인의 조합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시티레이서’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적지 않다. 레이싱게임의 생명이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라면 아직 이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했다. 온라인이라는 제한 요소를 고려했겠지만 고사양화 되는 PC사양을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게임에 접속하기 전 로비가 있고 길드 채널도 있다지만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커뮤니티 요소일 뿐 사용자들이 창출해낼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은 부족하다. 비인기 장르인 레이싱이 온라인 때문에 부활했지만 온라인은 사용자들의 커뮤니티 없이는 사상누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서버운영과 사용자들 간의 문제에 대해 주먹구구식 운영 조치도 프로답지 못하다.

<평점> 7
그래픽: 7
사운드: 7
완성도: 7
흥행성: 6
조작감: 8
 
눈물을 흘리며 서울시를 질주하네
 
김성진 PC파워진 기자 harang55@powerzine.com

‘시티레이서’가 유저들에게 관심을 끄는 분명한 이유는 가상의 서울시를 질주하는 점에 있다. 부산이나 대구에 살고 있는 유저들은 서운하겠지만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 1이 집중된 수도 서울을 가상 세계에서 액셀을 밟아대는 맛을 추구하는 게임이 바로 ‘시티레이서’인 것이다.
하지만 이 매력은 레이싱 장르의 기본을 망각한 자세로 인해 철저히 망가졌다. 레이싱 게임은 다른 장르와 달리 일정 수준 이상의 그래픽을 구현해야 하며 사실적인 드라이빙과 아케이드적인 느낌을 동시에 빚어내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 레이싱으로 유명한 제작사들이 온라인으로 쉽사리 발표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시티레이서’에는 훌륭한 그래픽도 드라이브의 쾌감도 없다. 수준 낮고 엉성한 그래픽과 공중부양에 통달한 듯한 자동차만 있을 뿐이다. 게다가 상대방 자동차를 뚫고 지나가는 심각한 버그는 또 뭔지. 시티레이서가 서울의 유저들에게는 그래도, 내가 사는 곳이니까 먹힌다고 치자. 부산이나 대구, 도쿄, 샌프란시스코 유저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지 않는가. 그렇다고 시티레이서가 진출할 만한 세계의 도시를 모두 구현하기란, 이제 강남구 맵을 업데이트 한 개발사에게는 힘들어 보인다.
필자가 서울에 살고 있는 관계로 ‘시티레이서’의 여기저기를 구경하며 다녔지만 아쉬운 마음에 눈물이 절로 흘렀다. 레이싱이란 장르를 쉽게 온라인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현실의 도로를 완벽히 재현하려는 아이디어 하나는 좋았다. 하지만 지금의 게임산업은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하기란 너무나 힘든 곳이다.

<평점> 5.2
그래픽: 5
사운드: 5
완성도: 5
흥행성: 6
조작감: 5
 
레이싱 마니아의 기대를 담기엔 모자란 그릇
 
윤주홍 게임메카 기자 rough4719@gamemeca.com

레이싱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에게 가장 큰 장애는 아마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할만한 상대가 없는 상황에서 끝없이 컴퓨터와 함께 혼자 놀기의 진수를 느껴온 사람들에게 '시티레이서'의 출현은 한번쯤 꿈꿔 봤을 만한 신세계의 도래로 여겨졌을 성 싶다.
게임서비스 시작과 함께 스피드 마니아층의 공감대를 형성한 시티레이서는 ‘때려잡고 레벨만 올리는’ 획일적인 온라인게임의 성향을 탈피한 작품으로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친숙한 서울도심을 달릴 수 있다는 점과 온라인게임의 아이템개념을 튜닝으로 표현해 자신만의 차량 애정도를 높였다는 점, 그리고 게이머들간의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해 참여도를 높였다는 점은 ‘시티레이서’만의 자랑이다.
하지만 레이싱매니아들의 이상을 실현시키기에 ‘시티레이서’가 걸어 나가야할 길은 아직도 험난하기만 하다. 부품의 내구력이 존재하지 않다는 점과 오토와 스틱자동차의 장단점을 무시한 기어변속 시스템, 성능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차량 등 레이싱 본연의 재미를 느끼기 위한 작품이라기엔 게이머들의 취향을 간과한 부분이 너무 많다.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그래픽의 수준을 PC게임이나 비디오게임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비슷한 건물이 늘어져 있는 배경과 단순한 차량 그래픽은 안목이 높아진 게이머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빠져들기 쉬운 게임인 만큼이나 질리기도 쉬운 구성 역시 ‘시티레이서’의 장수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마치 외로움에 못 이겨 호화로운 밥상을 마다하고 사람들이 많은 분식집에 가서 라면을 먹다 질려 돌아온 느낌이랄까.

<평점> 5.6
그래픽: 4
사운드: 5
완성도: 7
흥행성: 6
조작감: 4
 
눈에 거슬리는 오리지널리티의 부재
 
이광섭 월간 플레이스테이션 기자 dio@gamerz.co.kr

참 아쉬운 일이지만 게임 속에서 한국의 거리를 달린다는 것은 참 드문 경험이다. 그 만큼 레이싱 게임이라는 장르가 물리엔진, 그래픽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까다로운 데다, 실제 자동차의 라이선스 문제도 난제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부 제작사의 특별히 뛰어난 몇몇 시리즈에 게이머들의 눈높이가 맞춰져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장르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시티레이서’는 서울시를 기반으로 실측한 강남, 강북 등의 도로를 달리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참 즐거운 게임이다. 그것도 국산 차량으로 말이다. 거기에 온라인, 서울 도로를 달리는 수많은 드라이버와 속도 대결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요소다.
그러나 ‘서울 도로에서 온라인으로 경쟁한다’라는 것을 빼면 다른 레이싱 게임과 차별성이 너무 없다. 오히려 부족한 점이 더 눈에 띈다. 그래픽, 물리엔진 등의 레이싱 게임의 필수 요소들이 최근 발매되는 레이싱 게임에 비해 매우 떨어진다. 최근 훌륭한 레이싱 게임을 다수 제작한 바 있는 일본 세가와의 공동개발 및 해외 퍼블리싱에 대한 계약을 체결해 앞으로 이런 부분이 업데이트를 통해 수정이 될 것이라는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오리지널리티의 부재다.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시티레이서’에서는 일본 겐키의 ‘수도고 배틀’ 시리즈가 겹쳐 보인다. 외형과 게임의 주요 컨셉, 게임의 방식 모두에서 말이다. 온라인의 탈 RPG화, 분명 반가운 일이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게이머들에게도, 게임 시장 전반에도 반가운 일이다. 좀 더 다양한 취향을 가진 네티즌들에게 게임의 즐거움을 전해줄 수 있기 때문. 하지만 그런 탈 RPG화가 ‘타사 게임의 온라인화’라면 그것은 그릇된 방향이 아닐까. 부디 좀 더 참신한 요소가 많이 첨가되어, 한국의 CT레이서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평점> 6.4
그래픽 6
사운드 7
완성도 4
흥행성 7
조작감 8
 
장지영기자(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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