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 비공개 데이터, 이제는 말한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풀3D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인 ‘리니지2’를 즐기는 여성 유저는 얼마나 될까? 또 이들이 주로 선택하는 캐릭터의 성별 비율은? ‘리니지2’ 유저들이 주로 플레이하는 종족과 남녀 캐릭터의 선택 비율을 밝혀 본다.
 
‘리니지2’ 플레이어 및 캐릭터 성비
 
‘리니지2’를 즐기는 유저들의 성비를 보면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다.<표1 참조>
그렇지만 이들이 키우는 캐릭터의 성비를 보면 남성 유저들도 여성 캐릭터를 선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강한 것을 숭배하는 남성들의 특성상 강인한 느낌의 남성 캐릭터를 선택해 키우는 플레이어가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게 나타났다. ‘리니지2’ 유저들은 캐릭터를 자신의 자식(?) 처럼 여기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딸을 키우는 아빠의 마음이랄까.
<표3>에서도 볼 수 있듯이 종족 및 캐릭터의 특징을 구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캐릭터의 성비만을 따진다면 비슷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종족별 구분을 해보면 아주 재미 있는 결과가 나온다.<표2 참조>
종족별 클래스까지 감안하면 다양한 특성이 발생 하기 때문에 <표2>에 나타난 종족별 분포만으로는 유저들의 종족 및 캐릭터에 대한 선호도를 완벽하게 파악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유저들의 성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 중 하나가 캐릭터의 외모(그래픽)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종족별 여성 캐릭터에 대한 선호도를 보면 인간과 유사한 외모를 갖춘 ‘휴먼’이 가장 높게 나온다. 그 다음으로는 아주 여성스러우며 가늘고 섬세한 선을 가지고 있는 ‘엘프’가 뒤를 잇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풍만한 글레머 스타일의 ‘다크엘프’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고 귀여운 느낌의 ‘드워프’는 4위, 근육질의 슈퍼우먼 같은 느낌의 ‘오크’는 5위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는 국내 유저들의 독특한 성향이다. 북미지역에서 똑같은 상황을 두고 조사를 했다면 아마도 다크엘프와 오크가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서양인들이 동양 여성을 좋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휴먼과 엘프가 의외로 인기를 누길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의 정서를 보면 그렇다. 귀여운 느낌의 드워프는 이들 사이에 무시할 수 없는 복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족별로 유저들이 선호하는 남녀 성비를 보면 ‘엘프’의 경우는 매력적인 여성캐릭터가 귀족적인 분위기의 남성캐릭터를 16% 정도 앞서고 있다. 하지만 ‘다크엘프’는 여성캐릭터가 섹시하면서도 위엄을 갖춘 분위기를 내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남성캐릭터 역시 세련된 동작과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를 보이면서 여성캐릭터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오크’와 ‘휴먼’의 경우는 남성캐릭터들이 풍기는 남성미가 월등하다 보니 여성캐릭터보다는 남성캐릭터를 선택하는 유저가 2배 정도 많게 나타났다. 또 ‘드워프’ 종족은 여성캐릭터가 워낙 귀엽고 깜찍한 외모를 갖추고 있는데다 다양한 행동을 보여주는 이모션까지 앙증맞기 이를 데 없어 할아버지같은 느낌을 주는 남성캐릭터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유저의 성비를 보면 남성유저가 약 83%에 달하는 반면 여성유저는 17%에 불과할 정도로 남성유저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캐릭터의 성비는 남녀가 비슷한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전체 남성유저 가운데 40%가 여성캐릭터를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조차도 여성유저는 모두 여성캐릭터를 선택했다는 가정 하에 나온 계산이라 실제로는 여성캐릭터를 사용하는 남성유저의 비중은 더욱 높은 상황이다.
이같은 사실은 ‘리니지2’ 유저들의 경우, 온라인 게임 속의 캐릭터가 아바타로서 자신의 분신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이 키워 나가는 자식과도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우리는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은 육성시뮬레이션게임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는 다른 시각에서 보면 현대 남성들에게 섬세함과 여성스러움이 많이 추가됐기 때문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남성캐릭터를 키우고 있는 고레벨의 남성유저에게 ‘왜 남성 캐릭터를 선택했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남자이기 때문에 남성 캐릭터를 만들었다. 여성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라고 대답을 했다.
 
김순기(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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