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힘든 한해 입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 갖가지 악재를 견디고 있는 요즘 심정을 털어놓았다.
지난 12일 ‘2006 대한민국문화원정대’가 17일째 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충청남도 서산에서 였다.

 ‘2006 대한민국문화원정대’는 남녀대학생 128명이 지난달 25일 목포에서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이날까지 총 430Km를 도보로 행군했으며, 오는 21일 서울시청에 도착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04년 휴전선과 동해안, 지난해 남해안에 이어 올해 서해안 일주까지 전국토를 완주하는 3년 프로젝트를 완성하게 된다.

이날 30Km가 넘는 거리를 대원들과 함께 걸은 김 사장은 “편하게 사업할 때는 몰랐는데 올해는 내가 진짜 기업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연초 터진 명의도용 사태를 시작으로 경찰 수사, 실적 전망 하향 조정, 신작 지연 등 어느 것 하나 그의 편에 서 있는 일이 없었다. 태풍 뒤 올라온 장마로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도로를 하염없이 걸어야하는 이날 날씨가 그 심정과 같았을 법 하다.

 그러나, 김 사장은 “역경은 역경일 뿐”이라며 극복에 대한 굳은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포기만 하지 않으면 한발 한발 전진해 목적지(숙영지)에 닿게 되더라”며 “그렇게 사업하면 지금 난관도 뚫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다음주 또 하루를 잡아 대원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젊은 패기를 배우고, 자신감을 얻을 계획이다. 비와 땀으로 퉁퉁 불은 발을 끌다시피하며 다시 일거리와 현안이 널려있는 서울로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에서 국내 최대 게임기업 경영자의 고뇌와 위기 극복 의지를 함께 읽을 수 있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2006-07-13 18:07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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