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게임 유료화의 상징처럼 여겨져왔던 ‘아이템숍’ 방식이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으로도 급속 확산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인기 MMORPG ‘데카론’의 개발사 및 서비스 업체인 게임하이(대표 권종인)는 평생 무료게임을 선언한 뒤 막판까지 수익 모델을 놓고 고심하다가 최근 아이템숍을 연내 또는 내년초 도입키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템숍’ 모델은 게임 자체는 무료로 무제한 즐길 수 있으나, 게임을 보다 박진감 있게 즐기고 경쟁 구조속 승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게임이용자가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상용화 방식이다. MMORPG에 아이템숍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고정수입이 되는 게임 입장료는 없어진다는 뜻과 같은 것이다.

  이에 따라 캐주얼게임의 기세에 눌리고, 비용 부담에 따른 이용자 반발을 끊임없이 사온 MMORPG의 정액제 모델은 갈수록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MMORPG의 아이템숍은 지난 4월 올 최고의 인기게임으로 성장한 엠게임 ‘열혈강호’가 전격 도입하면서 주목 받았다. 이후 ‘열혈강호’가 엠게임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우량 수익원으로 떠오르면서 MMORPG의 아이템숍도 하나의 성공 모델로 부상했다.

 이후 엠게임이 후속으로 내놓은 ‘영웅’에도 아이템숍을 도입했고, 서비스 초반 정액제 모델을 추진했던 씨알스페이스의 ‘디오’, 조이맥스의 ‘실크로드’ 등이 줄줄이 아이템숍을 도입했다.

  권이형 엠게임 부사장은 “캐주얼게임에 익숙해있고, 대부분 올해 인기를 끈 게임이 캐주얼게임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아이템숍 방식에 익숙해있던 측면이 가장 컸다”며 “도입 후 이용자들도 부담을 덜 느끼고, 제공업체도 만족하는 것 같아 상생의 모델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MMORPG의 아이템숍 확산은 과금체계의 변화와 함께 또 올 최대의 논란에 휩쌓였던 아이템 현금거래와도 직간접적인 관련성을 갖고 있다. 고가 아이템의 온상였던 MMORPG가 사실상 진입장벽이 없어진 무료게임들로 바뀐다면 아이템의 희소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아이템 현금거래 또한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게임업계 전문가는 “게임내에서의 아이템 구매가 활성화되면서 음성적인 외부 사이트에서의 거래는 줄어들 가능성이 많다”며 “다만, 어떻게 게임성을 헤치지 않으면서 이용자의 아이템 구매 욕구를 절묘하게 읽어내느냐는 더 어려운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2005-12-28 09:12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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