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성인용 게임기에 대한 가격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게임장 업주의 사행성을 부추기는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어 합리적인 가격 형성을 위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성인게임장이 늘어나면서 일부 인기 성인게임기의 경우 제조원가의 3∼4배 가격에 게임장에 공급되고 있어 제조 및 유통업자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에서 성인게임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최근 20대의 기기를 교체했는데 대당 800만원씩 총 1억6000만원의 교체 비용이 들었다”며 “비싸지만 충분히 투자비용을 뽑을 수 있는 인기 게임기라고 해서 울며겨자먹기로 들여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지나치게 부풀려진 가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인용게임기에 들어가는 부품이 대부분 대등소이하기 때문에 적정한 제조원가는 200만∼250만원에 불과하며 외장을 고급화하더라도 300만원은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처럼 터무니없는 기기 가격이 게임장 업주들의 사행성을 조장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업주들의 하소연이다.

기기 구입에 쓰여진 투자 비용을 뽑기 위해 확률을 조작하거나 상품권 배출량을 늘리는 등 사행성에 치우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또 물량 공급이 딸리다 보니 제품을 받기 전에 선급금 형태로 제품가의 50∼70%를 미리 줘야만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어 업주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게임기 제작업체의 한 관계자는 “모든 성인용게임기가 처음부터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은 아니며 안 팔리는 게임기를 높게 부를 수는 없다”며 “결국 수요가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성인게임기의 가격거품을 없애기 위해서는 원가 공개 및 표준화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표준화 문제는 정부기관과 업계가 공동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김동현 세종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는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위해 케이스·주변기기·부품의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기기를 표준화할 경우 성인용게임기의 수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on@etnews.co.kr

2005-12-13 18:12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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