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 크로포드는 강인한 여성의 상징인가 성 상품화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가.

비디오 게임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의 정체성 및 성상품화 논란이 확산되고 이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선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 게임프로그래머들의 기용이 좀더 확대돼야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AP가 보도했다.

여성 게임프로그래머로 활동중인 타리 테이쉬(26). 그녀는 비디오 게임속의 여성캐릭터에 푹 빠져있지만 지나치게 상품화된 게임속 여성 이미지에는 불만이 많다. 테이쉬는 “여성 캐릭터들에 좀더 옷을 입혀야한다”며 “왜 비디오 게임속 여성들이 라스베이거스의 쇼걸처럼 보여야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비디오 게임의 섹스와 폭력의 수위에 관한 논쟁은 최근에도 큰 화제를 모았다. 테이크투의 최대 히트작으로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GTA:산 안드레아’는 폭력성 짙은 장면과 섹스장면이 나중에 밝혀지면서 소프트웨어 심의 등급기관인 미 ESRB로부터 성인용 등급을 받았다. 테이크투는 이번 조치로 이번 분기에만 5000만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은 게임의 수요자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IDC의 한 애널리스트는 “X박스나 PS2와 같은 비디오 게임 플레이어의 70% 이상이 남성”이라며 수요자들의 시각에 맞추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국제게임개발자협회(IGDA)의 제이슨 델라 로카 이사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중 여성 비중은 10%정도지만 게임 분야는 4%밖에 되지 않는다”며 “젊은 백인 남성 개발자들이 주류인 게임 산업의 구조상 폭력성을 가미하지않은 게임이 흥행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현재 비디오 게임에서는 아슬아슬한 가죽 비키니에 총을 든 여전사가 흥행의 보증수표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비폭력 게임도 흥행할수 있다는 게 ‘심즈’를 통해 증명됐다. 개발사인 EA는 이 게임을 5400만 카피 이상을 판매했고 지난 2000년 출시된 이래 무려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PC게임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한 심즈 개발에는 다수의 여성 프로그래머들이 참여했으며 또 매출의 55%는 여성 구매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업계의 성적인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는 미약하지만 일부 이뤄지고 있다. 미 게임개발자협회는 최근 여성 게임 프로그래머 고용확대문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또 EA는 지난 2월 남캘리포니아 대학에 기금을 후원, 나름의 성과를 냈다.

여자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캠프를 열고 학위증을 주는 캠프를 운영했는데, 지난해까지만해도 여학생들의 지원이 전무했으나 올해는 28명의 지원자중 여학생들이 8명이나 됐다. EA의 대변인인 탬미 샤흐터는 “하루아침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2005-07-27 09:07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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