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2’가 최대 경쟁 게임인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게시판에서 때아닌 유사 표절 논쟁에 휘말렸다.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한 ‘리니지2’가 WOW의 게임 시스템과 유사하다게 논쟁의 핵심이다. 그러나 이번 논쟁은 어느 한 쪽이 옳고 그르다는 것에 대한 편가르기 보다는 유사성에 대한 필요성이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의견들도 많아 향후 게임 개발이나 업데이트에 대한 향방을 가름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논쟁은 WOW 사용자들이 WOW에서 선보였던 수중전이나 캐릭터 모션, 매크로 시스템 등이 ‘리니지2’ 업데이트에서 비슷하게 구현됐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논란이 일자 WOW의 한국 서비스 회사인 비벤디코리아도 ‘다른 게임에 도입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내용’이라는 자료를 만들었던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이번 논쟁에서 사용자들이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시스템은 수중전을 비롯한 캐릭터가 손뼉을 치거나 춤을 추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선보이는 것과 반복 퀘스트에 대한 별도 표시를 한 것을 비롯, 매크로와 레이스 시스템을 추가한 것 등이다.

게시판에 등장한 주장들은 어느 한편에 치우치기 보다는 비교적 다양한 논리들이 대두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리니지2’ 게이머는 “이렇게 서로 따라하다 보면 그림만 다른 똑같은 시스템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며 “어렵게 만든 시스템을 남이 쉽게 쓰는 것은 싫기 때문에 이번 ‘리니지 2’ 업데이트가 눈에 거슬린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다른 게이머는 “이번에 논쟁 대상이 되고 있는 시스템은 이미 다른 게임에서도 일부 구현됐다”며 “게임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인데 이렇게 부정적으로 만 본다면 한도 끝도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또 다른 게이머는 “‘리니지2’가 WOW보다는 서양 게임을 모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근거로서 “‘디아블로2’가 나왔을 때는 비슷한 롤플레잉게임이 쏟아졌고 ‘스타크래프트’가 부상하면서 부터는 비슷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많이 나오지 않았냐”는 근거를 제시했다.

 모방 자체를 생산적인 과정으로 보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게이머는 “WOW든 리니지든 다른 게임을 모방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각자의 장점들을 취합해 국내 사용자들의 취향에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벤디코리아 측은 “(앞서 언급된) 자료는 서비스를 위해 정말 참고 삼아 만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양질의 게임들과 경쟁하고 이를 통해 더 좋은 게임이 만들어진다면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2004-09-30 09:09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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