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환경에도 오프라인 결제수단인 선불(PP)카드 시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제까지 온라인게임 요금부과는 신용카드, 유선전화(ARS), 휴대폰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거치지 않는 온라인 결제수단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정보통신부가 부모동의 없이 미성년자들에 과금한 업체들에 벌금을 부과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게다가 내년 4월부터는 미성년자들이 결제하려면 부모임을 확인하는 별도의 공인인증서를 첨부해야 하는 통신위원회 방침도 나온 상태다.

이에따라 올초 온라인게임업체 넥슨은 선불카드 사업에 본격 뛰어들어 톡톡한 재미를 보았다. 총매출가운데 최대 20%까지를 선불카드 상품인 ‘넥슨카드’에서 올리게 된 것. 이같은 성공에 따라 게임 업계가 선불카드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규제 후 선불카드 뒤늦게 각광 = 중국·대만·일본의 게임시장에서 선불카드는 중요한 결제수단 중 하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잘 갖춰진 초고속통신 인프라와 무선, ARS 등으로 결제수단이 다양하게 발달돼 있어 선불카드의 필요성이 제기되지 않았다. 게다가 선불카드는 마진이 높고 관리비용도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었다. 통상적으로 휴대폰, ARS 결제 수수료가 매출의 7~15% 수준인 반면, 선불카드 유통마진과 제작비는 매출의 20~35% 수준까지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통부와 벌금부과와 통신위의 방침이후 업계의 선불카드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추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문방구나 서점,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선불카드를 결제수단의 하나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넥슨 독주 속에 후발업체 진출 잇따라 = 지난 2월부터 이 시장에 뛰어든 넥슨은 매달 전체 매출의 10~20%를 ‘넥슨카드’를 통해 올리고 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비엔비’ 등 아동용 게임이 많아 신용카드나 휴대폰이 없는 어린이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넥슨에 이어 선불카드 대행업체인 게임페이도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게임페이는 올 초 선불카드 결제방식의 특허권을 주장하면서 넥슨과 정면 대립했던 곳이기도 하다. 게임페이는 넥슨과의 특허 분쟁에서 졌지만, 한게임, 그라비티, 한빛소프트와 잇따라 제휴를 맺고 각 회사 선불카드를 출시했다. 넥슨과 게임페이 외에 현재 5~6개의 선불카드업체가 적은 유통 수수료를 장점으로 내세우며 온라인게임업체 접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채널로의 활용과 부가가치로 1석2조 = 온라인게임 선불카드 시장은 정부 규제에 따른 대안으로 생겨났지만, 선불카드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적 사고도 가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표적인 오프라인 채널인 PC방 총판이 게임의 흥행을 좌우하는 유통 채널이 됐듯 선불카드도 시장 확대 여부에 따라 PC방을 잇는 유력한 유통 및 마케팅 채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사용자들이 카드를 종류별로 모으는 사례에서 보듯 캐릭터 상품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오프라인 결제여서 신용카드나 ARS에 비해 각종 민원과 시시비비 처리 비용도 줄어든다는 것.

넥슨에서 라이선스 업무를 담당하는 유한상씨 “‘넥슨카드’의 경우, 물량이 나오는 대로 시장에서 소화되는 등 예상보다 반응이 좋다”면서 “선불카드는 결제수단의 포토폴리오를 통해 사용자들의 편리성을 제고하고, 다양한 부가가치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2004-07-19 09:07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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