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콘텐츠 업체들의 해외진출 전략이 다각화되고 있다. 현지업체를 직접 인수하는 공격적인 방식에서부터 지사 설립이나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거점 확보 등 제각기 실정에 맞는 ‘전략’이 총동원되고 있다. 이는 모바일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좁은 국내시장 돌파에 이은 글로벌기업으로 재탄생을 위한 것이다. 선두 업체인 컴투스·인포허브·아이넥스코퍼레이션 등 3사의 사례를 통해 벤치마킹이 필요한 부분을 점검해본다.

◇‘검증된 조직을 활용하라’=컴투스(대표 박지영)는 최근 영국에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의 해외인큐베이터인 영국아이파크 내에서 활동해오던 조직을 독립시켜, 컴투스유럽이란 법인을 정식 출범시켰다.

이 회사의 ‘컴투스 볼링2’, ‘안드레아가시 테니스’ 등 모바일 스포츠게임이 보다폰글로벌을 통해 서비스되면서 유럽전역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도 컴투스유럽이 일궈낸 성과이다. 컴투스는 일본 아이파크에 2년이상 파견돼있는 조직도 지사화를 준비중이다. 또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서 현지 아이파크를 활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도를 추진하고 있다.

현지 지사설립은 무엇보다 본사와 사업전략 연계 등 효율성에 가장 큰 장점이 있다. 특히 정부 기관의 수출기지역할을 하는 아이파크를 통해 수년간 구축된 현지시장 정보와 네트워크를 고스란히 자사 수출역량 제고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컴투스의 사례가 가진 매력이다.

박지영 사장은 “해외시장에 무턱대고 지사부터 세우고 보는 것은 상당히 위험요소가 많다”며 “검증된 기관을 통해 현지 터를 닦은 뒤 안정적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잘 짜여진 현지기업을 노려라”= 인포허브(대표 이종일)는 지난달 중국 엠피온아시아의 경영권을 100% 인수하는 방식으로 중국시장에 뛰어들었다. 모바일 콘텐츠업체로서는 유례가 없는 공격적인 진출 루트였다.

중국시장에 접근하면서 인포허브가 엠피온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엠피온이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등 양대 이통사에 전국망사업권을 가진 서비스제공업체(SP)일 뿐 아니라 단문메시징서비스(SMS) 전국사업권까지 갖고 있는 업체란 점이다. 특히 e삼성이 만든 회사답게, 잘 짜여진 조직과 현지 네트워크가 단기간 내 중국 모바일 콘텐츠시장 안착이라는 목표에 가장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인포허브 측은 당장 올 하반기부터 모바일게임 등 인포허브 본사와 연계된 현지 콘텐츠사업이 본격화되면 지난해 25억원에 불과했던 엠피온의 매출 규모가 80억원 가량까지 가파르게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종일 사장은 “단순한 콘텐츠 딜리버리(배급)로선 별다른 사업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현지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있고 수년간 사업으로 중국시장 현지화도 어느 정도 완료돼 있기 때문에 기존사업과의 시너지도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가벼운 거점부터 차근차근”= 최근 전세계 메이저 콘텐츠 통합공급자(CA) 중 하나인 디지털브리지와 자사 모바일게임에 대한 유럽전역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아이넥스코퍼레이션(대표 박규병)은 해외 공략 루트를 법적인 조직 보다는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확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해외 유학생 등의 인력을 활용해 ‘젊고 가벼운’ 거점을 만드는 것이 콘텐츠사업의 특성에 맞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젊은 인력일 수록 모바일 콘텐츠 관련 시장접근이 용이하고, 주 사용자층과 코드가 맞아떨어져 시장대응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아이넥스는 일본에 연락사무소를 만들어, 이달 말에 KDDI를 통해 1종의 모바일게임을 론칭하는 성과를 올렸다. 같은 방식으로 미국 버라이존에도 게임 3종의 서비스를 성사시킨 바 있다.

박규병 사장은 “해외사업도 역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콘텐츠사업일수록 시장흐름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외거점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2004-07-01 09:07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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