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리자드사의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에 ‘피로도 시스템’이 도입된 일화가 뒤늦게 소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피로도시스템이란 게이머들이 일정시간 이상 게임을 즐길 경우 사냥을 통해 얻는 경험치가 감소하도록 설계한 시스템이다.
27일 열린 ‘WOW개발자 세인 디비리 프로듀서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배급사인 비벤디 측은 “한국의 아이템 현금 거래 등 유명 온라인게임의 인기 이유와 사회적 현상을 분석한 결과를 제출했는데, 누구보다도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중요시하는 블리자드가 오히려 분석한 인기요인과는 반대 방향으로 게임개발에 나서 놀랐다”고 밝혔다.
 비벤디 관계자에 따르면 ‘리니지’ 등 국내 온라인게임들이 무조건 장시간 플레이하면 지존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레벨업 문화와 연간 1조원에 가깝게 팽창한 아이템 현금 거래 시장 등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보고했으나, 블리자드측은 오히려 오래 플레이하면 경험치가 떨어지는 피로도 시스템을 내놓았다는 것. ‘WOW’에서는 통상 6시간 정도 이상 플레이하면 평소받는 경험치의 50%만을 받을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세인 디비리 프로듀서는 “한국의 아이템 거래 시장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이해하고 있다”며 “블리자드는 원천적으로 반대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다른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최근 아이템 현금 거래 규제를 위한 입법 청원을 냈는데 서비스하는 게임의 시스템부터 스스로 먼저 반성하지 않고 법으로 규제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얼마나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WOW’ 개발자인 세인 디비리 프로듀서는 “한국 시장에서 아이템 현금 거래의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2004-04-29 09:04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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